전통 의복 기모노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옷을 입고 전통가옥 다다미(たたみ)방에서 서예, 꽃꽂이, 다도 같은 행위를 할 때 무릎 꿇는 자세를 취한다. 일본은 유치원 때부터 정좌를 배우기 때문에 식사 또는 차를 마시는 일상생활에서도 편하게 정좌한다. 필자는 일본에서 전통적인 다다미방이 있는 식당에 아르바이트해 본 경험이 있다. 아르바이트 식당 매뉴얼은 유니폼으로 기모노를 입는 것과 손님이 계신 다다미방 문을 여닫을 때 무릎을 꿇는 자세로 여닫는 것이었다. 일본의 시대극 드라마 또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무릎 꿇는 전통 정좌 자세를 옛날부터 현재까지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필자 주변에 무릎 꿇는 자세와 관련해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었다. 일본에 거주하는 한국인 남자친구가 자기 집에 일본인 여자친구를 초대하였고, 여자친구에게"소파에 편하게 앉아있어"라고 말하곤 잠깐 자리를 비웠다. 다시 돌아왔을 때 일본인 여자친구는 소파 아래 바닥에 무릎을 꿇는 자세로 앉아있어 한국인 남자분은 매우 놀라면서 "편하게 앉아"라고 말했다. 이에 일본인 여자친구는 "괜찮아요. 이 자세가 편해요"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처음 방문하는 집에 갔을 때는 무릎을 꿇고 앉는 것이 예의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친정엄마는 무릎을 꿇는 자세로 식사를 한다. 그 이유는 무릎을 꿇는 자세가 편하기 때문이다. 필자도 무의식으로 무릎을 꿇는 자세로 식사할 때가 많으며 그 모습을 본 동료는 "유끼꼬 편히 앉아. 용서해줄게"라고 농담 삼아 말하곤 한다. 하지만 필자는 무릎 꿇는 자세가 편하고 몸에 배어 있어서 앞으로도 "용서해줄게"라는 말을 종종 들어야 할 것 같다.
까사이유끼꼬 명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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