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지역 일자리 살리기, 사회적 대화에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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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지역 일자리 살리기, 사회적 대화에 길이 있다

구미현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

  • 승인 2022-04-25 16:00
  • 김의화 기자김의화 기자
대통령선거 이후 인수위원회 활동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정부 부처별 업무보고를 중심으로 우리 사회 각 분야별 해묵은 과제는 물론 대내외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도전 과제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중에서도 더 많고 더 좋은 일자리에 대한 요구는 세대와 계층을 막론하고 단연 으뜸으로 해결해야 할 현안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과거처럼 중앙정부가 설계한 경제전략 하에 대기업이 선도하고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여 일자리를 늘리는 방식이 통용되는 고성장 시대가 아니라는 점이다. 정부 주도로 시장에만 맡겨놓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용 창출 및 유지의 핵심 주체인 노사의 요구와 지향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이유이다. 더욱이 근래 노동시장 상황은 각각의 지방정부로 하여금 스스로 일자리 창출 전략을 마련하고 구체적인 해결방안 개발을 요구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일자리 수요가 풍부한 수도권 등으로 소위 일자리 쏠림 현상이 이어져 지역의 일자리 생태계가 붕괴되는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노사민정 공동의 노력이 절실한 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해 9월 대전시가 "지역 내 현안 해결과 사회적 합의 도출의 구심체로서 노사민정협의회의 역량 강화와 노사관계의 전문성·지속성 확보를 위한다"는 목표를 갖고 독립사무국 운영을 시작한 것은 시의적절한 조치라 하겠다. 다만 대전시 일자리경제국장이 사무국 개소 당시 밝힌 "노사민정협의회가 사무국 운영을 시작으로 대전시 고용·노동 거버넌스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구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로 거듭나고, 경제주체 간 협력을 통해 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을 확신한다"는 다짐이 일회성 외침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의 몇 가지 사항을 유념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첫째, 대전시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 운영 자체가 지역 사회적 대화 기능의 강화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이다. 중앙정부로부터 일자리 사업 등을 유치하기 위함이거나 지자체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차원에서 추진되는 노사민정협의회 및 사무국의 설치는 지역 거버넌스 구축의 유의미한 출발점은 될 수 있지만 완결된 종착점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으로 오면서 노사민정협의회 사무국의 증가 추세와 반대로 오히려 지원금이 축소되어 지역노사민정협의회에 배분되는 예산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미 확대된 사무국의 재정·운영상의 어려움이 지역 사회적 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지방분권의 한계로 지자체 스스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정책과 사업의 범위가 매우 제한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현재 지자체의 권한과 역할에 비춰볼 때 자칫 중앙정부 일자리정책의 하위 전달체계에 그칠 수 있는 여지가 상당하다. 이러한 메커니즘 속에서 대전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명실상부하게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지역의 고용·노동 현안과 관련한 의제 발굴 및 개발과 함께 참여한 경제사회 주체들이 속한 현장의 의견이 관련 정책의 기획 및 추진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노사민정 공동으로 방향을 설정하고 실천하는 것은 가능한 동시에 중요한 일이다. 지역노사민정협의회가 정작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업이나 현안 등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면 여하한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해도 사실상 형식화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이치다.

제20대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과정이 조만간 마무리되면 고용·노동 관련 주요 정책들이 국정과제로 정리되면서 보다 분명한 윤곽을 드러낼 것이다. 그러나 세부적인 실행과정은 지역의 경제사회 환경과 노사민정 주체들의 요구가 맞물려 서로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지금이야말로 대전시 노사민정협의회가 중심이 되어 지역의 일자리 창출 및 고용안정 등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협력과 상생의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실천적 활동에 매진해야 할 때이다.

구미현 /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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