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설비유지관리자 제도 시행 불구…인력확충 '글쎄'

학교 내 시설관리직 임시자격으로 진행
올해 자격증 취득 정식 운영은 단 한 곳

사진= 전국시·도공무원노동조합 제공

연 면적 1만 5000㎡ 이상의 학교에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채용해야 하는 기계설비법을 두고 학교 현장의 인력 확충 방안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대전교육청에 따르면 건축물에 설치된 환기·냉난방·급수시설 등 기계설비의 체계적인 관리를 위해 지난해 2월부터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제도를 도입·운영 중이다. 이를 위해 2020년 4월 17일 시행된 기계설비법을 살펴보면 3만㎡~1만 5000㎡ 미만은 2022년 4월 18일부터 그 이하 규모는 2023년 4월 18일부터로 각각 학교에도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하거나 전문업체에 위탁 관리해야 하도록 돼 있다. 1만㎡ 이하 면적에 대해선 법 개정안을 통해 유예기간이 주어졌지만, 1만 5000㎡ 이상은 당장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올해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의무화가 적용되는 대전지역 대상 학교는 공립 17곳, 사립 3곳 등 모두 20곳이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임시 유지관리자 수첩을 발급받아 운영하거나, 위탁 운영하고 정식으로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자격증을 취득해 정식 운영되고 있는 학교는 단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을 두고 땜질식 처방을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행 이전에 이미 기계설비에 대한 유지관리 업무를 담당하던 사람에게는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 보장 등 자격 준비를 위한 5년의 유예기간이 추가로 부여되는 '임시자격 수첩'을 발급받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 및 인력 확대가 시급하지만 시설관리직들이 임시자격을 부여받는 등 사실상 채용에 소극적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같은 이유에서 4월 12일 전국시·도교육청 공무원노동조합은 학교의 특수성을 감안해 학교 시설행정 전문성 담보를 위한 시설관리직 인력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채정일 대전교육청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일단 기계설비법이 개정된 이후 학교 실정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서 개정을 요구안 사안이다. 문제는 학교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주를 줘야 하는 것인데 예산이 수반되다 보니 어려움이 큰 것"이라며 "내년에는 학교 124곳이 해당 된다. 예상 상황을 고려해 인력 배치 증원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2020년 법 시행으로 갑자기 인력 수급이 어렵다 보니 임시 선임 또는 위탁 용역으로 가고 있다"며 "법이 완전히 적용되는 데 있어 변화할 수 있고, 시정될 수 있는 만큼 이후에 체크해 봐야 하지 않나 싶다. 전국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내년에 가면 변동이 있을지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