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다문화] 우즈베키스탄의 예절교육

  • 다문화신문
  • 계룡

[계룡다문화] 우즈베키스탄의 예절교육

  • 승인 2022-04-19 17:32
  • 신문게재 2022-04-20 11면
  • 고영준 기자고영준 기자
"안녕하세요?"

"응, 어서 와. 잘 지냈지? 여기 앉아."

"네, 감사합니다."

"편안하게 앉아. 왜 그렇게 앉아 있어. 벌 받아?"



"아~~ 네. 이렇게 앉아 있는 것이 편안합니다."

"그래, 아빠다리 하고 못 앉아. 네가 그렇게 앉아 있으니까 내가 불편하네."

더 이상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몰라서 아무 말도 못합니다. 제가 바닥에 앉아 있는 모습이 그렇게 불편하신가 봐요. 저는 편합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옛날부터 무릎 꿇고 앉으라고 교육을 받습니다. '여자는 다리를 벌리고 앉으면 안돼. 버릇 없어. 누가 보면 흉봐 예쁘게 무릎 꿇고 앉아야 해. 그래야 다른 사람들이 봤을 때 예쁘다고 생각해.'

교육을 그렇게 받았는데 한국에 와서 아빠 다리를 하는 건 쉽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와서 살 줄 알았다면 어려서부터 한국식으로 앉는 법을 배웠을텐데, 지금은 노력하려고 해도 몸에 밴 습관 때문에 고쳐지지 않습니다.

여러분께 설명을 드리려면 또 옛날 이야기부터 시작해야죠.

옛날에 여자는 여자답게, 남자는 남자답게 행동하도록 배웠습니다. 여자는 가령 집안일, 요리, 청소, 아이들 교육 등을 맡아 했고 남자는 말타기, 활쏘기, 씨름, 공부하기, 돈 벌기 등이었습니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여자들이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행동거지를 보면 여자는 부드럽고 고운 말 쓰기, 사뿐사뿐 걸어 다니기, 예쁘게 무릎 꿇고 앉기, 긴 치마 입고 다니기, 어른들 말씀 잘 듣고 존경하기 등입니다.

남자는 운동을 잘 하고, 힘도 세야 하고 물론 어른들 말씀도 잘 듣고 존경해야 했습니다. 부모의 한마디는 나라의 법과 같았습니다.

옛날 옛적에 어머니가 아들을 불러 옥상에 필요한 물건이 있으니 가져다 달라고 얘기를 하니까 아들이 어머니한테 죄송하다는 말을 하는 거예요.

왜 그러냐고 하니 옥상 밑에 있는 방에서 아버지가 주무셔서 그렇다는 겁니다. 아버지가 계신 방 옥상에 올라가면 아버지를 발로 밟는 느낌이 든대요. 그 정도로 부모님을 존경하고 말씀을 잘 듣고 컸지요. 앉는 법까지 그대로 배워 이제는 고칠 수 없는 습관처럼 되었습니다.

지금 세상은 예전과 비교도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좋은 습관과 행동은 다음 세대를 이어갈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고 싶습니다.

물론 무릎 꿇고 앉는 게 좋은 습관은 아니지만 남에겐 예쁜 모습이긴 한 것 같습니다, 요즘은 의자나 소파에 앉아 무릎 꿇고 앉을 때가 많지 않아 다행입니다. 카시모바 디요라 명예기자(우즈베키스탄)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지방법원·검찰청, 2031년 3월 설치 확정
  2. 세종지방법원·검찰청 희망고문 끝...각계 환영 물결
  3.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4. [썰: 솔깃한 이야기] 민주당 국회의원실 처음 찾은 이장우 시장
  5. 제20회 대전장애인한마음대축제 성료
  1. 대전교육청 2024년 1차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 전년보다 상승… 교사노조 "대응책·해결책 마련돼야"
  2.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3. 이공계 석사 특화장학금 추진, 1000명에 연 500만원 지원
  4. 대전 둔산동, 27일 2000명 집회로 교통 혼잡 예상
  5.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헤드라인 뉴스


日반환 앞둔 부석사 불상 ‘고향서 100일 보냈으면…’

日반환 앞둔 부석사 불상 ‘고향서 100일 보냈으면…’

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이 일본으로 떠나기 전 고향에 잠시 머물며 국민과 만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산 부석사는 금동관음 보살을 부석사에서 100일간 친견법회를 갖자고 일본 측에 제안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중이다. 2023년 10월 대법원이 금동관음보살상은 일본 대마도 관음사에 돌려줘야 한다는 대전고등법원의 판결을 그대로 인용해 확정한 이후 정부와 부석사는 반환 방법에 대해 협의해왔다. 이를 위해 부석사 측은 지난달 대마도를 직접 방문했고, 인편을 통해 불상의 일본 반환에 반대하지 않을 계획으로 그 전에 신자와 국민이 인사..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 정부공모서 '우주항공 후보특구'에 지정

대전시가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2024년 규제자유특구 후보특구 공모에서 우주항공 후보특구로 지정됐다. 26일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에는 81개의 우주기업이 밀집해 있고, 세계 최고 해상도 지구관측기술, 발사체 개발 기술 등 우주분야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위성영상은 상업적으로 거의 쓸 수 없고, 발사체 등 우주 부품은 제조 자체가 많은 제약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점을 개선하기 위해 대전시는 특구 사업을 통해 위성영상을 상업적으로 활용하고 우주 부품을 제조할 수 있는 제도적인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 경기 살아나나…2분기 건설공사 계약액 증가

충청권 건설공사 계약액이 최근 증가하면서 침체를 겪던 건설 경기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전년 동기보다 10.7% 증가한 60조 6000억 원을 기록했다. 충청권 지역의 건설공사 계약액 규모도 대체로 늘어나는 추이를 보였다. 현장소재지별로 대전의 건설공사 계약액은 1조 4000억 원(2023년 2분기)에서 1년 사이 2조 1000억 원(2024년 2분기)으로 상승했고, 세종은 4000억 원에서 6000억 원, 충북은 1조 9000억 원에서 3조 3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롯데백화점 대전점, ‘하리보 리빙’ 팝업 스토어 개최

  •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채수근 해병 전역날 묘역 찾은 해병대 예비역연대

  •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대전 유일의 한옥마을 ‘유교전통의례관’ 내일 개관

  •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 날씨 제한 안받는 스마트팜 관심 증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