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가 발표한 '2022년 3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3.1로 전달 108.5보다 4.6포인트 상승했다. 2개월 연속 상승이다.
대전은 전달 102.5보다 7포인트 상승한 109.5를 기록했다. 세종은 전달 89.1에서 104.7로 오르며 작년 11월 이후 4개월 만에 보합국면으로 전환됐다. 국토연구원은 소비심리지수를 활용해 부동산 시장 상황을 상승(115 이상)·보합(95∼115 미만)·하강(95 미만) 3개 국면으로 구분한다.
대선 이후 윤석열 당선인의 공약으로 재건축 등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은 아직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 더욱이 최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또 한번 올리는 등 금리가 상승기에 접어들었다. 0.25%포인트 올린 연 1.5%로, 지난해 8월 이후 네 번째 기준금리 인상이다. 더욱이 앞으로 추가 인상 움직임도 크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이 18일 적용 예정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연 3.420∼5.342% 수준이다. 작년 말(3.710∼5.070%)과 비교해 올해 들어 3개월 사이 상단이 0.272%포인트 높아졌다.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3.600∼4.978%에서 3.900∼6.380%로 더 크게 뛰었다. 최근 은행채를 포함한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 긴축 움직임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전망 등이 반영되면서 빠르게 오르고 있다. 금리가 상승하면 주택을 살 때 금융 비용 자체가 커진다. 특히 올해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DSR 규제가 시작 된데다 새 정부 인수위도 DSR 완화에는 신중한 입장이어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관망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더욱이 기존 주택 매매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한 수분양자 10명 중 4명은 기존 주택을 매각하지 못해 미입주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입주경기실사지수(HOSI)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입주율은 전월대비 0.4%포인트 하락한 82.7%를 기록했다. 미입주 사유로는 '기존 주택매각 지연'이 전달대비 3.8%포인트 증가한 39.6%를 차지했다. 이어 '잔금대출 미확보(32.1%)', '세입자 미확보(22.6%)', '분양권 매도 지연(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지역 부동산 한 인사는 "대선 이후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시장 상황을 보는 관망 심리가 늘어나면서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면서 "새 정부가 부동산 규제 완화를 약속했지만, 금리 인상이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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