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 기자 |
정부가 규정해 놓은 시간에 맞춰 항상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가야 했던 시민들도 2년 넘는 영업 제한에 지칠 대로 지친 자영업자도 많은 시민들은 거리 두기 해제를 놓고 긍정적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거리 두기 해제를 두고 누구보다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적 취약계층을 돕던 지역의 봉사자들이다. 지난 3년간 지역의 취약계층과 봉사자들은 누구보다 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다.
수십 년간 지역의 노숙자들과 고령층들을 위해 무료 급식을 나눠주던 한 무료 급식소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끝이 보이지 않던 상황에 봉사자 모집까지 어려워 결국 지난해 2월 운영을 중단하기도 했다. 다른 무료 급식소도 상황이 좋지 않았다. 이들 또한 봉사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음식을 만들고 많은 시민들은 한데 모여 다 같이 식사를 했으나 이제는 그러한 풍경도 사라진 상황이었다. 많은 인파가 몰릴 경우 감염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 결국 갓 지은 따뜻한 밥을 어려운 시민들에게 나눠 주는 것을 포기하고 소규모의 인원이 모여 도시락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현장에서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닌 미리 만든 도시락을 나눠주던 탓에 음식을 받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가야 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했다.
직접 현장에 나가 보니 이들의 애환은 나에게 더 깊이 다가왔다. 코로나 이전 천막 안에 설치된 테이블에 앉아 서로 안부를 묻고 이야기를 나누던 식사 시간은 보이지 않았다. 검은 봉지에 쌓인 도시락을 들고 사람들은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음식을 섭취하곤 했다.
최근 정부의 '거리두기 해제' 발표 이후 지역의 한 무료급식소 관계자들 중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다. "기자님, 그 동안 부르지 못했던 봉사자들에게서 연락이 많이 왔습니다. 곧 있으면 예전처럼 다 같이 함께 모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기대감이 잔뜩 묻은 문자 한 통이었다. 아직 코로나 감염세가 잦아들진 않았지만 이들은 벌써 부터 많은 시민들을 맞이할 채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무료급식소 뿐 아니라 대학생들의 교육 봉사가 잠시 중단됐던 지역의 보육원, 감염 우려로 쉽게 이용하지 못했던 노숙자들의 쉼터, 버려지고 아픈 유기묘·유기견들을 돌보는 보호소 등 그동안 도움의 손길이 닿지 못했던 곳들도 많은 변화가 찾아 올 것으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지침이 지난 2년간 얼어붙었던 사회를 녹일 수 있는 불꽃이 되기를 바란다./사회과학부 김지윤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