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당국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인센티브를 지원하는 등 정원 감축을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지역대학에 따르면 한남대는 2023년도 입학정원을 40명 감축하기로 결정했으며, 2024년과 2025년도는 내년 입시 현황을 살펴보고 감축 또는 유지를 할 계획이다. 목원대도 22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정원 조정 관련 심의했으며, 배재대는 인원 감축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건양대는 입학정원 감축을 위해 논의 중이며, 4월 초까지 확정할 계획이다.
충남대는 첨단학과 신설에 따라 2023학년도 입학정원을 전년 대비 14명 감축한 3584명으로 결정했다.
이처럼 대학 마다 5월까지 교육부에 제출해야 할 적정규모화 계획(정원 감축)을 포함한 자율혁신 계획을 세우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2021년 12월 교육부가 '대학 경쟁력 강화를 통한 학령인구 감소 대응(안)'을 발표하고, 대학혁신지원사업에 참여해 일반재정지원을 받을 대학들은 정원 감축 계획을 포함한 적정규모화 계획을 5월까지 제출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쉽게 말해 정원을 줄이는 대학에 재정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대학들은 2023~2025년 적정규모화 계획과 특성화 전략, 거버넌스 혁신전략, 재정 투자 계획 등 '자율혁신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교육 당국은 대학마다 미충원 규모 대비 90% 이상의 정원 감축 계획을 수립할 경우 지원금을 주고 2021년 미충원 규모 이상으로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우면 한 대학당 최대 60억 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재정지원을 미끼로 한 교육부의 정원 감축을 유도해 지역대학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 감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의 대학평가에 대응하고, 일반재정지원사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선제적으로 정원 감축 계획을 세울 수밖에 없다는 게 대학들의 하소연이다. 또한 현재 등록금 수입만으로는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사업비 확보가 유일한 돌파구라는 판단이다.
김태동 한남대 기획처장은 "정원을 줄이면 등록금이 줄어들기 때문에 대학이 직접 나서서 감축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정부에서 대학들에게 입학정원을 채우지 못하고 미달한 인원의 평균값 이상의 인원만큼 감원하면, 인센티브를 준다는 것"이라며 "갈수록 곳간이 비어가는 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의 정책 방향에 따라 정원 감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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