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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아파트 가격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단지'와 '브랜드'에 따른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다.
입지를 포함해 이 두 가지 항목에 대한 선호도가 짙다 보니 가격 상승률도 큰 차이를 보인다.
소규모 단지보다 대단지가, 브랜드에 따른 품질과 설계 등이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상승과 더불어 부동산 하락장에서 소규모 단지보다 대규모 아파트에서 가격 방어에 대한 여력이 크다는 평가다. 브랜드 선호도는 전국 모든 지역에서 가치형성 1순위로 꼽고 있다. <편집자 주>
▲아파트 가치형성 1순위 '브랜드'=아파트 가격에 브랜드 영향이 크다는 인식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10명 중 7명은 선호하는 브랜드가 있다며 '아파트 내부 품질과 설계'를 브랜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온라인 부동산 플랫폼 직방 애플리케이션 접속자 114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아파트 브랜드가 아파트값 형성에 얼마나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 중 87.4%가 '영향이 있다'고 답했다. '보통'이라고 밝힌 응답은 8.0%, '영향 없다'는 4.6%에 그쳤다.
나이별로는 30대에서 90.2%가 '영향이 있다'고 답해 다른 연령대보다 브랜드 선호가 높았다. 과거에 비해 브랜드가 아파트를 선택할 때 얼마나 중요해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75.7%가 '중요해 졌다'고 응답했다. '변화 없다'는 13.4%, '중요해지지 않았다'는 10.9%로 나타났다.
지방보단 수도권 수요자가 브랜드에 대한 중요하게 생각하는 분위기다.
다양한 아파트 브랜드 중 선호 브랜드가 있느냐는 질문엔 73.0%가 '있다'고 했다. 경기·인천(76.9%) 거주 응답자군의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서울은 71.9%였고, 5대 광역시(69.2%) 및 지방(69.6%) 거주자는 70%대를 넘기지 않아 선호 브랜드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아파트 선호 브랜드가 있다고 밝힌 응답자 834명은 브랜드를 선택할 때 중요한 요소로 '단지 내부 품질 및 설계구조'(37.0%)를 꼽았다. 이어 브랜드 이미지 및 인지도(31.3%), 시공능력 및 하자 유지보수(18.2%), 단지 외관 및 디자인(10.0%) 등이었다.
▲1500가구 이상 대단지 가격↑주도=최근 5년간 1500가구가 넘는 아파트 단지의 가격이 약 두 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300가구 미만의 소규모 단지는 74.0%가량 상승했다. 대단지일수록 가격 상승률이 더 높다고 볼 수 있다.
부동산R114 시세 통계를 보면 2017년 1월부터 2022년 2월까지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1500가구 이상 단지의 아파트 가격은 5년 동안 96.4% 상승했다. 부동산 가격 폭등에 힘입어 해당 단지들이 전국 주택시장을 주도했다. 같은 기간 1000~1499가구 단지 가격 상승률은 88%를, 700~999세대 아파트는 83.3%, 500~699세대 단지는 76.9%로 조사돼 '세대수=가격상승률'과 비례한다는 공식을 입증했다.
반면 규모가 작은 300가구 미만 단지는 5년간 75.8% 상승했고, 300~499세대 아래 단지는 74.2% 올랐다.
1500세대 이상 단지와 300세대 미만 단지의 가격 상승률은 22.6%포인트에 달했다.
수도권으로 권역을 좁혀도 결과는 비슷했다. 서울과 경기, 인천의 최근 5년간 1500세대 이상 단지 아파트가 105.3%, 1000세대 이상~1500세대 미만이 100.3%의 가격 상승률을 기록했다. 300세대 미만은 평균 90.2%의 상승률로 1500세대 이상 단지와 15.1% 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대단지가 들어서면 주변으로 교통망은 물론 학교, 녹지, 상권 등이 고루 형성돼 인프라가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또 규모가 큰 만큼 가구당 관리비 등 고정 비용도 상대적으로 아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관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2021년 12월 기준 전국 1000세대 이상 대단지 공용관리비는 ㎡당 1086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150~299세대는 ㎡당 1310원, 300~499세대는 1181원, 500~999세대 관리비는 1115원으로 나타났다. 단지 규모가 커질수록 관리비가 저렴해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1500세대 이상 대단지는 상징성은 물론 조경과 커뮤니티시설 등이 우수해 지역 랜드마크 단지로 자리매김하는 경우가 많다"며 "특히 소규모 단지보다 하락장에서도 가격 방어가 좋고, 상승 기간에는 상승 폭이 높아 꾸준한 인기를 누린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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