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침에 따라 대전교육청도 수십억 원에 달하는 방역 예산을 예비비 등을 포함해 추경에 편성했지만, 기관 규모에 비교했을 때 예비비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대전시의회 교육위원회는 15일 제264회 제1차 임시회를 진행했다. 이날 교육청에서 제출한 추경 예산안 심의도 이뤄졌다. 교육청에서는 신학기 등교를 위해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자가진단키트(신속항원검사 키트) 70만여 개를 일선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에 추경안에 자가진단키트(35억 원), 이동형 PCR 검사소 설치.운영(10억 원), 방역물품(10억 원), 학원·교습소 방역물품(6억 원) 등을 편성했다.
이번 1차 추경 예산 편성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예비비는 60억여 원 정도다. 이를 놓고 향후 6개월 간 대비하기엔 대전교육청 기관엔 적은 규모가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치줄로 인한 부족을 충당하기 위해 세입·세출 예산에 계상된 비용으로 6개월 이상을 대비해야 한다. 교육청은 최근 신학기가 되면서 자가진단키트 등의 비용을 예비비로 충당하려 했으나, 재정 여건 상 어려워 자체재원 잉여금, 일선 학교의 목적사업 비용 등 보통 교부금을 제외한 모든 가용 재원을 활용해 예산 편성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대전교육청 관계자는 이날 열린 예산안 심의에서 "예비비는 6개월 이상 대비해야 하나, 교육청 기관 규모에 비해선 적은 금액"이라면서 "자가진단키트를 한 달 분을 구매한다고 하면 45억 원이 투입돼야 한다. 우선 4월 방역 상황을 지켜본 후, 운영 방안을 검토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정부의 지침에 따라 지역의 교육청들만 허리띠를 졸라 메고 있는 실정이다. 자가진단키트 구매로 상당한 예산이 투입되고 있지만, 실효성 논란은 여전하다.
실제로 유성구의 한 학부모는 "아이가 양성 판정을 받고 격리가 끝난 지 얼마 안 돼 당분간은 검사가 필요 없는 상황인데도 키트를 받아오기도 했다"며 "실제로 주위에서도 키트 사용 후 앱에 체크하는 참여율은 낮은 편"이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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