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공약에 빠진 지역대 위기극복방안… 향후 수정·보완 필요

대전 혁신도시법 시행령 따라 2020년부터 지역인재 채용 의무 비율 적용
하지만 예외조항 탓에 대상 인원 크게 줄어… 실질적 채용 인원은 적어
국가거점대학 총장들 지역인재 채용 의무제 개선 대선 공약으로도 제안

여야 대선 후보들의 공약에 지역대학 및 지방 붕괴 위기 극복 방안이 빠져 있어 향후 수정·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대전지역을 비롯해 지역대학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지역인재 채용비율 상향 및 대상기관 확대 등이 요구되는 만큼 차기 정부의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7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대전은 2020년 하반기부터 혁신도시로 지정됐다. 이에 '혁신도시법 시행령'에 따라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공기업과 공단, 출연기관 등 공공기관 신규 채용인력 30%를 지역인재로 뽑도록 하고 있다.

2022년 대전 공공기관(총 16곳)의 채용 계획 인원은 모두 2614명이다. 이 중 14곳이 24%, 2곳이 21%를 적용해 의무 채용 목표 비율을 충족해야 한다. 2021년 기준 대전의 대상 인원은 857명이었다. 32%를 충족해 257명을 지역인재로 채용했다.

하지만 실제 대전 공공기관이 채용한 총인원은 3000여 명이다. 지역인재 의무채용 예외조항으로 인해 '지역인재 채용 대상 인원'이 급감했다.

총 채용 인원에서 예외조항(경력직, 연구직, 지역별 구분모집, 시험 결과 합격 하한선 미달, 지역인재 비율이 의무채용 비율 이하일 때 등 5가지)을 적용하면, 지역인재 대상 인원은 몇백 명대로 줄어드는 상황이다.

게다가 대전에서 설립된 공공기관은 지역인재 채용 의무기관에서 제외된다. 즉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이전한 기관'이 아니라 '대전에서 설립된 기관'이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법의 허점 때문에 지역대를 살리고 지역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인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 상향 등을 지속 주장했으나 현 정권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지역대 또한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의무제 개선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혁신도시법의 실효성이 확인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례로 한국전력공사의 본사가 나주에 있다는 이유로 광주·전남 지역의 대학 전기공학과 등의 입시 결과가 상향했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특히 생애주기로 볼 때 대학진학 시기에 수도권으로 인구이동이 집중돼 지역인재가 지역대학을 선택하게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같은 맥락에서 충남대를 비롯한 국가거점대학 총장들이 대선 공약 제안서에도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의무제 개선'이 포함됐다.

국립대 총장들은 "지역인재 신규채용 의무비율을 50%로 확대하고 법률에 직접 규정해야 한다"며 "적용지역 단위를 현재의 이전지역 외 별도로 이전지역 외의 비수도권 전체로 하는 것을 추가로 신설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대전지역 대학의 한 관계자도 "지역인재 채용 비율이 상향되면 학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수도권이 아닌 지역대를 선택할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예외조항 때문에 실질적 30%가 충족되고 있지 않는 만큼 비율이라도 대폭 상향한다면 위기에 빠진 지역대학엔 힘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