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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미스러운 사고로 처벌 1호 대상으로 낙인될 경우 모든 이목이 쏠리는 데 따른 부담감 때문이다. 일부 건설사는 법 도입 취지와 달리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 책임 회피를 위한 꼼수와 편법이 횡행하고 있다.
26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중대재해법 시행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이를 대비해 안전사고 예방과 점검에 나서는 등 막바지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일부 현장은 법을 시행하는 27일부터 공사를 중단해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지역 A 건설사는 이날부터 일주일가량 현장 가동을 멈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예 꺼리를 만들지 않겠다는 건설사들도 있다.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일"이라며 "처벌 대상 1호가 되면 무조건 매스컴에 오르내리기 때문에 피하는 게 상책으로 본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일부 대형 건설사의 경우 이날을 기점으로 길게는 2주가량 쉬기도 한다.
법망을 피하기 위한 꼼수나 편법도 난무하고 있다. 일부 건설사는 사업주와 경영자 책임을 대신할 '그림자 무사'를 내세웠다는 시각이다.
먼저 지역 B건설사는 올해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해당 건설사는 분야별 공동 대표를 선임해 올해부터 새로운 체제로 회사를 꾸려 나간다.
또 다른 C 건설사는 대표이사를 회장으로, 부사장을 대표로 승진시켰다. 안전부문 대표 임원도 새롭게 선임했다.
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내부 인사에 대해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만,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이러한 영향이 크다고 보고 있다"면서 "일부 대형건설사들도 대표이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등 눈에 드러나는 조직개편을 하는 모습도 있다"고 말했다.
책임 회피를 위한 정관 등을 개정해 조직개편에 나선 건설사도 있다.
지역 D·E 건설사는 안전관리부서를 격상해 결재 권한을 전결 처리하는 등 책임 나누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실제 안전분야를 담당하는 부서에 안전과 예산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하도록 전무급 인사를 배치했다"며 "기존의 중대 재해보다 이번에 시행하는 처벌법은 대표 등 책임자까지 넣어 강화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이에 초점을 맞춰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에 본사를 둔 E 건설사 관계자는 "모든 기업이 1호 낙인을 우려하고 책임자 처벌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사고를 대비한다고 하지만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지 모르기 때문에 긴장하고 있다"며 "규모별로 대응책이 다르지만, 경영자 처벌이 이슈이다 보니 법 시행 이후에도 만전을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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