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천1구역 데시앙 투시도 |
첫 통합심의 사례로 기대를 모았던 유천1구역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기간 단축·비용 절감 등 다양한 혜택 제공에도 지역 상생을 외면한 채 수익 극대화에만 매몰돼 빛이 바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역 공동도급사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신용도 등 약점을 파고들어 명분만 얻으려 해 지역 사회에서 지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제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장치 마련 필요성도 나온다.
9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유천1구역 지역주택조합은 2021년 11월 13일 조합원 총회에서 태영건설과 함께 지역 건설업체 3곳이 공동도급사로 참여 방안을 논의했으나 조합원 50% 이상 반대로 부결됐다.
조합원 추가 비용 부담이 늘어난다는 게 이유다.
당초 외지 기업과 지역 업체 상생을 기대했던 통합심의 취지가 시작도 전에 사업자가 교묘하게 이용하면서 잡음이 발생하고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 사업과 달리 조합원이 사업 주체가 되는 지역주택조합 특성상 지자체 등이 강제할 수 없어 뾰족한 대책이 없는 탓이다.
이선구 유천1구역 지역주택조합장은 "태영건설 브랜드인 '데시앙'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시공이 잘 못 될 수 있다는 우려보다 대출 이자 등 당장 개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을 걱정하는 조합원들이 대다수"라며 "금융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할 때 건설사 신용도에 따라 금리 등이 책정되는 데, 추천받은 지역 건설사는 태영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아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때문에 총회에서 이들 건설사 참여를 원치 않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논란이 되는 사업자의 이 같은 논리 대응을 위해 구조적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애초 잡음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용도 등 업체 선정 기준을 명확하게 정해 업체를 추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합심의 당초 취지는 알지만, 해당 사업자가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추천한 건설사가 사업 파트너로 맞지 않는다면 조건에 맞는 업체를 재추천하는 등 방향을 선회할 필요가 있다. 대전시도 이번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 또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통합심의는 지역 업체와 상관없이 행정 기관을 단축하는 게 핵심이다. 태영은 어느 정도 만들어진 상태라서 어려움이 있다. 민간사업이라서 한계가 있는 것은 맞다"면서 "지주택 또는 재개발이든 초기 사업 단계부터 지역 업체가 참여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처음 구상 단계부터 자치구들이 함께 나서 적극적으로 지역 업체를 참여할 수 있도록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can7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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