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별세한 (사진 왼쪽부터) 고 이현주 여사와 고 함정옥 선생의 모습. |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현주 여사(향년 56세)의 말이다. 재정적인 문제로 학업의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된 기부는 별세를 하면서까지도 이어졌다.
학업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던 이현주 여사는 1월 2일 별세했다. 지난해 11월 18일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아파트와 예금 등 총 10억 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한 지, 약 2달 만이다. 이는 본인의 전 재산이었으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대전지역 상업고등학교를 졸업 한 뒤, 어려운 형편 탓에 곧바로 생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학업은 뒤로 한 채 생업에 종사하던 중 2020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게 됐다. 곧바로 충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는 쉬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이 여사는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이현주 여사는 유언장을 통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다짐 했다"며 "몸이 아픈 뒤 생각하니 대학에 기부해 한 명이라도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1월 1일 고(故) 함정옥 선생(향년 88세)도 별세했다. 함정옥 선생은 지난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인 대전시 서구 도마동 토지와 건물 등 총 9억 5000여 만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실향민으로 일찍 부모님을 여읜 함정옥 선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의사의 꿈을 버릴 수밖에 없었고, 고등학교만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뒤 공채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됐다.
함정옥 선생은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인생이지만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시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고 말씀하신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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