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없길…" 전 재산 기부한 고 이현주·함정옥 선생 별세

  • 사회/교육
  • 미담

"돈 없어 공부 못하는 학생 없길…" 전 재산 기부한 고 이현주·함정옥 선생 별세

이현주 여사 지난 2일, 함정옥 선생 지난 1일 별세
각각 10억 원, 9억 원인 전 재산 기부한 뒤 떠나

  • 승인 2022-01-03 16:01
  • 신문게재 2022-01-04 7면
  • 김소희 기자김소희 기자
충대_1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고 별세한 (사진 왼쪽부터) 고 이현주 여사와 고 함정옥 선생의 모습.
"어렵게 모은 돈으로 만든 장학금이야. 공부 열심히 해서 훌륭한 사람이 돼야 해. 정말 열심히 해야 해……."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현주 여사(향년 56세)의 말이다. 재정적인 문제로 학업의 꿈을 포기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시작된 기부는 별세를 하면서까지도 이어졌다.

학업에 대한 열망이 남아 있던 이현주 여사는 1월 2일 별세했다. 지난해 11월 18일 대전 유성구 노은동에 위치한 아파트와 예금 등 총 10억 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하겠다는 유언장을 작성한 지, 약 2달 만이다. 이는 본인의 전 재산이었으며,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는 알리지 말아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 여사는 대전지역 상업고등학교를 졸업 한 뒤, 어려운 형편 탓에 곧바로 생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학업은 뒤로 한 채 생업에 종사하던 중 2020년 9월 췌장암 진단을 받게 됐다. 곧바로 충남대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으나, 병세는 쉬이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이 여사는 자신의 재산을 기부해 훌륭한 인재를 양성하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결심을 했다.



이현주 여사는 유언장을 통해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 같아 충남대에 장학금을 기부하겠다고 다짐 했다"며 "몸이 아픈 뒤 생각하니 대학에 기부해 한 명이라도 좋은 인재를 배출하는데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뿐만 아니라 1월 1일 고(故) 함정옥 선생(향년 88세)도 별세했다. 함정옥 선생은 지난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인 대전시 서구 도마동 토지와 건물 등 총 9억 5000여 만원 상당을 충남대에 기부했다.

실향민으로 일찍 부모님을 여읜 함정옥 선생은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인해 의사의 꿈을 버릴 수밖에 없었고, 고등학교만 마치고 군대에 다녀온 뒤 공채시험을 통해 공무원이 됐다.

함정옥 선생은 2014년 자신의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하며 "다른 사람을 위한 봉사만큼이나 가치 있는 일이 공부하는 학생들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얼마 남지 않은 나머지 인생이지만 인생의 후배들을 위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고 한다.

이진숙 충남대 총장은 "삶의 마지막 순간에도 충남대에 전 재산을 기부하시며 훌륭한 인재를 양성해 달라고 말씀하신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3.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