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제 기자 |
그러나 엄연히 따지면 충청도 사람은 캐스팅보터가 아니다. 그냥 줏대 없이 그리고 관망만 하다 속도는 더디게 따라가는 사람들일 뿐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선거에서 최소 30일 전에는 그 결과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충청도 사람들의 선거 과정에서 달라지는 생각 변화를 좇아 가보자. 먼저 변화보단 안정, 지킬 수 있는 보수적인 생각으로 출발을 한다. 바꾸면 귀찮아지니까.
다음, 기간을 두고 지켜본다. 절대 방향을 정해 누군가를 강하게 지지하지 않는다. 마지막, 분위기를 파악한다. 그리고 된다 싶으면 그쪽으로 간다. 흔히 약자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취하는 스탠스처럼.
서울과 경기, 영남처럼 충청이 인구가 많지는 않다. 경기도 1400만, 서울 1000만, 영남에서 부산만 350만 명이다. 충청을 다 합쳐서 550만 명이다. 그러나 호남과 인구는 비슷한 수준이다. 광주와 전남·북도 인구가 대전·세종·충남·북도 인구는 거의 비슷하다.
정치적 힘은 왜 그리 약한가? 정치 홀대는 정치인 총 정원이 적은 것도 있지만, 충청도 사람들 자체가 정치 인지력이 낮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선거 민심에서 캐스팅 보트는 방향타만 조금 돌리면 내 편이 된다는 말이기도 하다. 말로 살짝만 관련 공약 내주고 조금만 위하는 척하면 내 편 만들 수 있다는 뜻으로 정치인들에겐 다가오는 것이다. 선거 때마다 나오는 얘기 그냥 흘려보내지 말자. 충청이여. 캐스팅 보트 하지 말고 제대로 안 보여주면 아무도 안 뽑는 기권표 가장 많은 지역이 돼 보자.
중도일보와 대신협이 공동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호남권 다음으로 대선 투표 의사가 높은 곳이 대전과 충청이었다. 97% 정도가 선거에 참여하겠다고 했다. 투표율은 그 정도로 하면 됐다. 이제는 1번이나 2번, 없어서 3번이나 4번 찍지 말고 차라리 기권표를 낼 수 있는 정치 결단력을 충청 유권자들이 가져야 한다.
차악을 뽑을 생각 말고 당선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내가 생각하는 차선을 뽑아야 한다. 더는 악 중에 덜 악을 뽑는 어리숙하고 느리기만 한 충청도 사람이 아니라 경기도와 영호남과는 다른 생각을 할 줄 알고 지역을 이해한 사람을 뽑을 생각을 해야 한다. 결국 덜 나쁜 사람이 기준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충청에 더 잘할 사람이 누군지 공부해서 투표하자.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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