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6월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안장식에서 운구병들이 故 반철환 하사, 故 손중철 일병, 故 전원식 일병의 유해와 영현을 묘역으로 운구하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70년 세월을 이름 모를 산야에 묻혀있던 6·25 호국영웅들이 마침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군과 유족들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의 희생에 감사를 표하며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육군은 22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6·25 전사자 발굴 유해 합동 안장식을 거행했다. 안장된 유해는 모두 5위로, 고(故) 황부연 이등중사, 노승환·임호대 일병, 이상하·박부근 이등상사 등 5명이 영원한 안식에 들었다.
모두 20살 안팎의 꽃다운 나이에 전투에 나섰다가, 눈을 감았다.
황부연 이등중사는 1사단 소속으로 경북 칠곡군 다부동 전투에서 전사했다. 당시 그는 팔공산 지역을 사수하며 하루만 더 버티면 되는 상황이었지만, 적의 저격에 목숨을 잃었다.
노승환 일병은 전쟁 발발로 아내를 둔 채 입대했다가 1년도 되지 않아 전사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0살에 불과했다. 아내는 10년간 남편을 그리워하며 잦은 병치레를 하다가 생을 마감했다.
임호대 일병은 6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춘천-화천 진격전에서 눈을 감았다. 임 일병은 전쟁 발발 소식을 듣곤 아내와 100일도 채 지나지 않은 딸을 두고 자원입대했다가 한 달 만에 전사하고 말았다.
이상하 이등상사는 수도사단 소속으로 강원도 금화지구 전투에서 전사했다. 그는 휴전까지 2주 남짓 남겨놓고 장렬히 전사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박부근 이등상사는 8사단 소속으로 강원 양구군 백석산 전투에서 산화했다. 생계를 위해 농사일을 하던 박 이등상사는 21살의 나이에 입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인의 여동생 박귀선(82)씨는 "생전에 오빠를 국립묘지에 모시는 것이 소원이었다"며 "오늘 이렇게 국립묘지에 모실 수 있게 되어 한없이 기쁘지만, 그간 산야에 묻혀있었다는 생각을 하면 서러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안장식 내내 유족들은 고인의 유해와 영현을 한없이 바라보며 영면을 기원했다.
남영신 육군참모총장은 조사에서 "대한민국과 가족을 지키고, 평화와 번영에 자양분이 된 선배님들의 희생과 애국심을 영원히 잊지 않겠다"며 "선배님들의 숭고한 사명을 당당히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안장식에선 고(故) 김석주·정환조·송병선·정창수·김시태 일병, 고병수·임석호·장채호 하사 등 8명이 안장됐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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