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주택건설사업 제동 지양' 교육부 지침 위반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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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육청 '주택건설사업 제동 지양' 교육부 지침 위반 논란

개발사업시행자의 주택사업승인 보류 말라는 지침에도
학교부지 확보시기 법조항 없음에도 100% 확보 요구
"대전교육청 학교부지 확보 방해... 사실상 사업 막고 있어"

  • 승인 2021-11-11 17:41
  • 신문게재 2021-11-12 1면
  • 김성현 기자김성현 기자
개별공시지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전교육청이 학교 부지 확보 문제로 주택건설사업에 제동을 걸지 말라는 교육부의 지침을 위반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업 부지 밖에 있는 학교 부지를 주택건설사업 승인 전에 '100% 확보'하라는 강제적인 조건을 내걸어 토지 보상가 급등을 초래하면서 오히려 학교 부지의 원활한 확보를 방해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어서다.

학생들의 교육권 보장에 나서야 할 교육청이 '알박기' 등 부동산 투기를 조장함으로써 학교 설립을 스스로 지연시키며 주택 공급 차질과 부동산 시장 질서까지 무너뜨리고 있다는 원성이 높다.

교육부(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 2007년 10월 전국 시·도교육청에 개발사업 인허가 관련 협조 요청 공문을 하달했다.



공문에는 '개발사업시행자의 학교시설 무상제공이 법에 명문화된 사항이 아니므로 사업시행자에게 학교시설 설치를 강제할 수 없는 바 학교설립 가능 시기를 제시해 참고하도록 하되, 이를 이유로 주택사업승인을 보류하도록 하는 사례가 없도록 해 달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시·도교육청에 공문 하달 10일 후 당시 건설교통부는 전국 시·도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처리 철저 강조 시달'이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양질의 저렴한 주택의 안정적인 공급을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다.

공문은 일부 자치단체의 주택사업계획 승인과정에서 학교시설 설치 문제로 해당 교육과의 협의가 적기에 이뤄지지 않아 교육부가 학교시설 설치 문제로 주택사업계획 승인이 보류되는 일이 없도록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시달했다는 내용이다.

교육부와 국토교통부(당시 건설교통부) 공문은 주택건설사업과 학교시설 설치 사업을 합리적으로 협조하며 추진하라는 게 핵심이다.

현 정부 역시 부동산 투기 문제 등의 해법으로 저렴한 주택공급을 강조했고 대전시 역시 시장 역점사업으로 분류할 만큼 주택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전교육청은 '학교 부지 100%'를 확보하지 않을 경우 주택사업 승인을 거부하겠다는 이해 못할 내부 규정으로 학교 부지 확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유성구 도안 2-3지구다. 대전교육청은 사업시행자에게 100% 부지를 확보해오면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2년 가까이 버티고 있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부지를 100% 확보해야 한다는 것은 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교육청의 행태를 꼬집었다.

더 큰 문제는 교육청의 이런 행동이 학교 부지 보상가 급등을 초래하고 알박기까지 성행하게 하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매입해야 할 학교 부지를 특정하면서 해당 토지주들이 천정부지로 보상가를 부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학교용지를 교육청이 특정 시점까지 마련하라고 요구했는데, 교육청 공무원 지인이 땅을 소유해서 그런 것 아니냐는 소문도 많다"고 전했다.

결국, 원활한 학교 부지 확보를 통한 조속한 학교 설립을 교육청 스스로 방해하고 있는 셈이다.

지역교육계 관계자는 "나도 교육공무원으로 퇴직했지만, 교육청이 자신들의 입장만 내세우는 것 같다"며 "학교 설립 문제는 교육과 주거 등 복합적으로 바라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학교용지 확보에 대한 특례법에 학교 부지와 관련해서는 개발사업시행자는 교육감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교육감은 시·도지사와 협의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대전교육청 행정과 관계자는 "학교 부지 확보에 대한 특례법에 확보 시기가 없기는 하지만, 해당 지역은 학교가 없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학교 부지를 확보해야 한다"며 "교육부 지침에 대해서는 대전시와 교육청의 해석이 다르기 때문에 한 번 더 검토해야 할 부분이다. 알박기 등 부작용에 대해서는 사업시행자의 몫이기에 교육청과는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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