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고분양가 기준 개편… 대전 주택공급 원활해질까?

도마변동 11구역 이달 23일 분양가 심사 신청
용문 1.2.3구역 다음달 초 심사 신청 예정
숭어리샘은 관망… "재심사 신청할 수도 있다"

대전시 전경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분양가 심사규제 완화 방향이 나오면서 지지부진했던 올해 대전지역 주택공급이 다시 탄력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현행 분양가 심사 기준에 분양을 연기했던 지역 분양 예정단지들이 분양가 심사 신청을 예고하는 등 주요 단지들의 연내 분양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9차 위클리 주택공급 브리핑을 열고 HUG 분양가 심사규제 완화 방향을 발표했다.

심사규제 완화 방안을 살펴보면 국토부는 단지 규모와 브랜드 등이 유사한 인근 사업장의 시세를 반영할 수 있도록 기준을 개선한다.

현재는 인근지역의 모든 사업장의 평균 시세를 반영해 분양가를 산정했으나, 앞으로는 단지 규모와 브랜드 등을 감안해 유사한 사업장을 선별적으로 적용해 분양가를 산정하도록 합리성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또 고분양가 심사 세부기준을 공개해 투명성을 높인다. 현재는 고분양가 심사 가이드라인만 공개하고 있다. HUG는 9월까지 분양가 심사 매뉴얼 개정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분상제 심의기준도 구체화 된다. 분상제는 택지비와 건축비, 가산비를 더해 분양가를 시세의 70~80%로 책정하는 제도다.

이와 함께 국토부는 10월까지 지자체 분양가 심사 업무 매뉴얼을 개정한다. 시·군·구 분양가심사위원회가 분양가를 심사할 때 참고할 수 있도록 세부 분양가 항목별 인정 여부 등을 명확하게 제시할 방침이다.

이 같은 HUG 분양가 심사 개편안 방향이 나오면서 대전 분양 예정단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숭어리샘 재건축 단지의 터무니없는 분양가 책정에 위축됐던 올해 분양 예정단지들이 하나둘씩 분양가 심사에 돌입할 예정이다.

우선 현행 분양가 심사 기준에 분양을 늦췄던 서구 도마·변동 11구역이 이달 23일 또는 24일 HUG 분양가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다. 조합은 합리적인 분양가가 나온다면 12월 초 분양에 돌입할 예정이다.

성우경 도마·변동 11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심사 기준 개편안에 대해 기대감을 갖고 있다. 비교 단지가 어떻게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HUG의 인근 500m 이내에 있는 '준공 20년 미만 아파트'를 비교단지로 설정한다는 기준을 10년 이내 등으로 변경한다면 합리적인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 된다"며 "조합에서 생각하고 있는 분양가가 나온다면 올해 12월 분양에 돌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심사 제도 개편 발표에 분양가 심사를 취소했던 용문 1.2.3구역은 10월 초 분양가 심사 신청을 다시 할 계획이다.

류완희 용문 1.2.3구역 재건축 조합장은 "이달 중 상세한 심사 기준이 나와 합리적인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다음 달 초 분양가 심사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계획대로 된다면 올해 11월 일반 분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평당 1137만원이라는 충격적인 분양가 책정에 후분양으로 돌아선 숭어리샘 재건축 조합도 재심사 신청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홍성선 숭어리샘 재건축 조합장은 "개편안이 나와도 일단 후분양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합리적인 분양가 사례가 하나둘 나온다면 조합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재심사를 신청할지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올해 지역 내 분양 예정 단지들이 분양가에 불만을 갖고 분양을 연기하고 있는데 세부 계획이 발표되고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받는 단지가 나올 경우, 분양을 연기하고 있는 단지들이 분양에 나서는 등 주택공급이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