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가격이 급등한 세종시의 중위 아파트 공시지가는 서울을 넘어 전국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정부의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율 제고 로드맵'이 반영된 데 따른 것인데, 한 지역 아파트 공시가가 한 번에 폭등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15일 정부가 내놓은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에 따르면 17개 시·도 중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전년보다 70.68%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올해 전국 평균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은 19.08%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은 20.57%, 충남 9.23%, 충북 14.21%를 보였다.
지역별로는 경기 23.96%, 부산 19.67%, 서울 19.91% 등이 전국 평균을 넘었다.
모든 지역의 공시지가가 상승한 가운데 세종은 전국 평균과 비교해 4배 가까이 뛰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률이 두 자릿수로 오른 건 지난 2007년(22.7%) 이후 14년 만이다.
세종시의 공시지가 대폭 상승은 시제변동률이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세종의사당 이전 논의 본격화 등 각종 호재로 아파트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상승한 도시로 꼽힌다.
세종시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공시를 시작한 이래 서울을 뛰어넘었다.
올해 세종의 공동주택 중윗값은 4억2300만 원으로 전년 2억3200만 원에서 82.3% 올랐다.
지난 2006년 이후 15년 만에 수위 자리를 내준 서울은 3억8000만 원으로 지난해 2억9900만 원보다 27.1% 상승했다.
세종과 서울의 공동주택 중위가격 차이는 4300만 원이다. 전국 평균은 1억60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날 공시가격이 발표되자 세종시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공시지가 상승은 곧 세금이 늘어나는 것으로 투기 세력도 아닌 1주택자들까지 부담을 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세종시민 A 씨는 "1주택자이고 공동주택이 9억 원을 초과하지 않아 큰 상관 없지만, 공시지가가 상승하면서 세금도 늘어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며 "집값은 정부가 다 올려놓고 왜 애꿎은 시민에게 책임을 지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울분했다.
또 다른 시민은 "그동안 50% 수준도 안 돼 지가를 올리는 데는 공감하지만, 한 번에 이렇게 많이 올리는 데 대해서는 이해할 수 없다"며 "대부분 사람이 대출로 집 한 채를 마련했다. 이건 해도 해도 너무한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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