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청 박용갑 청장(왼쪽), 서구청 장종태 청장(가운데).대덕구청 박정현 청장(사진=중도일보DB) |
‘구청장 다음은 시장’, ‘나도 할 수 있다’는 등의 뉘앙스를 풍기며 보폭을 넓히고 있어 경쟁 분위기가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대전 최초의 여성 자치구청장 타이틀을 거머쥔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최근 '대덕형 경제모델' 구상을 발표했다. 전국에서 처음으로 초등학생 용돈수당과 입학축하금 지급 등 119개 세부사업을 담은 경제대책이다.
무기는 지역화폐인 ‘대덕e로움’이다. 대덕e로움을 통해 매월 2만을 초등학생 고학년(4∼6학년에게) 4365명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대덕e로움은 대전시가 지역화폐인 ‘온통대전’과 경쟁 중이다. 대전시가 온통대전과 대덕e로움을 통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대덕구는 ‘각자의 길을 가자’며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대전시와의 선을 확실히 긋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대덕구에 있는 초등학생들만 용돈 혜택을 받으면 다른 자치구는 물론, 대전시 전체를 압박하며 여론을 선점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충남대 83학번인 박정현 대덕구청장은 허태정 대전시장(85학번)의 충남대 2년 선배다.
재선의 장종태 서구청장도 최근 공개석상에서 ‘시민’을 강조하면서 묘한 해석을 낳고 있다.
장종태 청장은 최근 서구 탄방동 오페라웨딩홀에서 열린 미래정치아카데미 11기 수료식에서, "시민들의 뜻을 모아 행복한 대전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쏟아냈다.
수료식에 참석했던 정치권 인사들은 장종태 청장의 축사를 두고 ‘대전시장 출마를 준비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3선 연임 제한으로 구청장 출마를 할 수 없는 박용갑 중구청장의 대전시장 출마는 이미 사실로 여겨지고 있다. 대전시와 중구청이 현안과 인사 등을 놓고 줄기차게 갈등이 빚어질 때마다 지방선거의 전초전이란 관측이 많았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유성구청장을 두 차례에 지낸 허태정 대전시장을 보면서 3명의 구청장도 여러 생각이 많을 것”이라며 “자의든 타의든, 지방선거를 앞두고 3명의 행보는 지역정가의 가장 큰 관심사일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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