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수 대학원장 |
이런 뉴스와는 달리 미국과 중국 간의 또 다른 국면으로는 남중국해에서의 긴장 상황을 최근 들어 자주 접할 수 있다. 미국의 항모 전단이 남중국해로 진입하는 등 바이든 정부 교체 초기 양국의 기싸움으로도 판단할 수도 있으나, 비단 이런 정권 교체 시기만의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다. 미국이 행정부 교체 시기에 국제협력이 필요한 코로나 대응과 군사문제는 상이한 별개 대응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수차례 이 컬럼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코로나 외에도 국제협력이 절실한 분야가 기후 정책일 것이다. 그러나 국제협력이 그리 순탄하지 않았고, 그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 2009년 12월 코펜하겐에서 열렸던 기후변화회의에서 '의무감축'과 '구속력'의 의견차에서 시작된 미-중 관계의 갈등은 2010년 1월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2월 달라이 라마의 백악관 방문, 7월 남중국해 분쟁에 대한 미국의 베트남, 필리핀 지지 등으로 격화, 당시 두 정상이었던 오바마 대통령과 후진타오 주석의 2011년 1월 정상회담으로 일단락되었던 적이 있다. 그후 수년간의 걸쳐 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협력에 의해 나온 결과물이 2015년 12월의 '파리 기후 변화 협약'이었던 것이다. 이 파리 협약을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했다가 바이든 정부는 탈퇴 77일 만에 재가입하는 우여곡절을 거쳐, 국제협력을 유도하는 것뿐만 아니라, 국내 경제에서도 청정 에너지혁명을 통해 100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 2조달러 기후변화 대응 투자 등의 공격적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도 지난 해 9월 2060년까지 탄소 순배출량 제로 목표를 발표했고, 중국의 산업구조 및 석탄 위주의 전력생산 구조를 감안하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후 변화 대응과 국제협력에 대한 의지는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구 온난화에 의한 기후 변화 대응을 실질적 안보 위협에 대한 필수 요소로 보는 미국 오바마-바이든 정부와의 국제협력을 통해 최대 탄소배출국인 두 나라의 '건강한 경쟁'을 기대해 본다.
미-중 양국의 협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것이 앞서 언급된 군사 문제 외에도 무역 분쟁, 홍콩, 대만, 중국인권 등 여러 현안들도 있으나, 지난 역사를 되짚어서 살펴 보면 팍스-아메리카나로 대변되는 미국식 패권주의와 미국에 경제적으로도 맞설만한 규모를 이미 가져버린 유일의 국가로서 중화주의의 중국굴기가 충돌하고 있는 큰 흐름 중에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의 변칙적인 정책과 코로나라는 펜데믹 상황이 돌출되고 있는 것이 현재 국제 정세라고 판단되는 것이 통상의 시각이다. 미-중 양국 모두 각자의 정치, 경제, 문화적 내부 문제점들을 안고, 국제적으로 군사, 정치적 대립주의와 산업,경제적 협력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 것이다. 즉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력할 것은 협력한다는 단순하지만 지극히 당연한 논리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지난 2월초 2년 만에 발간된 국방부의 국방백서에서 일본을 '동반자'에서 '이웃국가'로 격하하여 표현한 것으로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는데, 외교부가 발간한 '2020 외교백서'에서는 일본을 '가까운 이웃'으로, 지난해는 빠졌던 '가까운'을 붙여 국방백서와는 다른 온도의 표현을 보이고 있다. 미-중 관계 이상으로 복잡한 정치, 경제, 문화적인 측면을 가진 것이 일본과의 관계일 것이다. 물론 외교적인 경중의 사안으로 따지면 우리나라는 북한,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주위의 어느 나라와도 일본과의 관계만큼 가벼운 것이 있을까 싶다. 다만, 일본과의 관계에서 오래 묵은 감정을 앞세워 양국간의 단순한 경제적 협력 규모 외에도 역사, 사회, 문화 등 공유하고 해야할 객관적인 데이터를 무시하면 안될 것이다. 물론 당당하게 요구할 것은 요구해야 할 것이 전제가 될 것이고, 경쟁할 것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아야 할 것이며, 협력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력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최근 양국의 쌍방수출규제과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의 장려, 대일 무역적자 추이 등 양국에 미치는 영향을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일본과의 관계를 관심 기울여 지켜보고, 상대방의 국수적 태도에도 격(格) 있는 국민들의 여론으로 우리 나라의 국격을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성수 충남대 에너지과학기술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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