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이용환자의 중증도를 고려해 평가체계를 변경하자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됐는데 이를 적용할 때 비수도권 병원에 평가순위 하락이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최근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를 위한 환자구성상태 개선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중증도를 고려한 평가체계 개선을 제안했다.
보건복지부가 3년 단위로 지정하는 상급종합병원에 평가 시 입원진료 유형점수와 뇌경색·중증외상 등 중증도를 반영한 환자구성상태를 도입하자는 것이다.
1989년부터 시작한 상급종합병원 지정제는 의료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중증질환자에 난이도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관을 지정하는 것으로 지난해 12월 제4기(2021~2023년)까지 이어졌다.
특히, 대전은 세종시 인구증가로 상급 종합병원 의료수요가 늘었으나 지난 4기 선정 시 추가 지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심사평가원은 상급종합병원 입원환자 평가체계 개선을 위한 연구를 통해 2가지 조정방안을 제시했는데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에 평가순위 하락 현상이 관찰됐다.
개선 1안을 지난 3기 상급종합병원 42곳(수도권 21곳·비수도권 21곳)에 적용한 결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중 11곳(52.4%)은 평가 순위가 상승하고, 8곳(38.1%)는 하락했다.
반대로 비수도권에 위치한 상급종합병원 중 평가 순위가 상승한 병원은 6곳(28.6%)이고 10곳(47.6%)은 하락했다.
2안을 적용했을 때 평가 순위 하락하는 상급종합병원은 수도권에서 7곳, 비수도권에서 10곳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번 연구보고서는 연구자들의 개인 의견으로 심사평가원이나 보건복지부의 공식 정책으로 채택된 것은 아니다.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지난 4기 평가 때도 대전충남권 상급종합병원 필요 병상 수를 축소하고 경기권에 크게 확대했는데 의료 수도권 쏠림을 완화하고 지역 주민들이 충분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평가 내용이 담겼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