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대전세종충남에서 단체헌혈 45건이 취소되면서 혈액확보가 시급해졌다. 사진은 4일 헌혈의집 대전 둔산센터에서 봉사자들이 헌혈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
지역에는 앞으로 4.6일간 버틸 혈액만 남은 상태로 단체·학생 헌혈을 기대하기 어려운 겨울철 극심한 혈액 가뭄이 우려된다.
5일 대전 서구 둔산동 대한적십자사의 헌혈의집 둔산센터는 새해를 혈액 나눔으로 시작하려는 헌혈자들의 방문이 이어졌다.
전국적으로 혈액이 부족한 게 알려지고, 지난달에는 헌혈동참 국민 재난문자까지 발송되면서 학생과 청년 층을 중심으로 헌혈에 나서고 있다.
기자가 방문한 이날도 오후 1시부터 한 시간 동안 20~30대 헌혈봉사자들 10명 안팎이 헌혈의집을 찾아 팔을 걷어붙였으나 준비된 침대 중 절반만 사용되는 빈도였고, 헌혈 대기인원도 1~2명을 넘지 못했다.
이날 헌혈의집에서 만난 최(41)모씨는 "지금까지 170회 정도 헌혈을 했는데 부유하지 않더라도 혈액을 나눌 수 있어 기회 있을 때마다 찾고 있다"라며 "새해를 헌혈봉사에서 시작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기자가 만난 또다른 헌혈봉사자는 군 입대를 앞둔 20대이었고, 혈장 헌혈을 하려는 30대, 그리고 방학을 맞은 고등학생이었다.
특히,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연장되면서 대전과 세종, 충남에 단체헌혈이 급감하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대전세종충남혈액원에 헌혈을 약속했던 기관과 단체 중에서 45곳이 단체 헌혈 계획을 취소했다.
이로인해 헌혈버스 77대가 운행되지 못했고, 예상됐던 12월 단체헌혈자 4080명도 혈액나눔에 참여하지 못했다.
4일 오후 헌혈의집 대전 둔산센터 대기실에 빈 자리가 더 많다. |
혈액원은 이달부터 겨울방학을 맞아 학생과 단체 헌혈처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중장년층에서 헌혈 실천을 기대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의 혈액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헌혈에 참여한 이들 중 10~20대가 전체의 65.2%를 차지하고, 30~40대는 28.2%, 50~60대는 6.6%에 불과했다.
반대로 수술 등으로 피를 받는 수혈자 중 95%가 30대 이상이었을 정도로, 중장년층은 헌혈제도의 수혜를 보는 실정이다.
대전세종충남혈액원 관계자는 "매일 소독하고 침대 간격 조정, 혈액 사용 보류제를 통해 충분히 안전한 헌혈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중장년층에서 헌혈에 참여하면 혈액수급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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