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 |
2021년 새해가 밝았다. 연초에는 많은 사람이 새로운 다짐을 하고 한 해 소망을 빈다. 연봉인상, 결혼, 다이어트 등 수 많은 소망들이 있지만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나와 가족의 건강이다.
누구나 건강하길 바라지만 이 역시도 노력 없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한 해 동안 건강계획을 차근히 짜서 꾸준한 관리를 통해야만 비로소 건강을 얻을 수 있다. 우리가 가진 질병은 가족 및 심리상태와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깊은 영향을 미친다. 가족 중에 건강상의 문제가 생긴다면 함께 대처해야만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게 된다.
건강을 지켜나가기 위한 최우선의 조건은 '예방'이다. 질병에 걸리지 않아야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있으며 가정과 직장, 사회에서 보람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 질병은 크게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결합하여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은 어쩔 수 없지만, 환경적 요인은 우리가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므로 꾸준히 관리해 건강을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유병연 교수의 도움말로 신축년 건강 달력을 소개해 본다. <편집자 주>
▲1년 건강계획=기온과 습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호흡기질환과 그에 따른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봄철에는 꽃가루, 먼지 등이 바람에 날려 알레르기성 호흡기 및 피부질환 등을 볼 수 있다. 여름철에는 음식물에 의한 질병이 흔히 발생하고, 가을철에는 일본뇌염, 가을철 열성질환, 알레르기성 비염 등을 자주 보게 된다.
이렇듯 질병은 시기에 따라 발생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월별, 계절별로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을 미리 파악해 대비한다면 가족들의 건강을 거뜬히 지켜낼 수 있다. 건강 달력을 활용하여 나와 가족들의 건강목표를 100% 성취해보자!
▲1월=고혈압, 동맥경화 등 혈관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감기가 2~3일 지속된 후에도 기침이 계속되고 가래가 나오면 기관지염, 폐렴, 부비동염 등 2차 감염을 의심해봐야 하고 독감 검사도 시행해봐야 한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류마티스 관절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 심해진다.
▲2월=직장인들은 빌딩 증후군에 유의하고, 건성 피부를 가진 사람들은 피부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노인들은 미끄러짐에 의한 골절, 관절염 등을 특히 조심해야 한다. 취학이나 개학을 앞둔 아이들의 건강을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3월=직장인들은 인사이동 및 새로 시작되는 따른 스트레스로 과민성대장증후군, 소화성궤양을 조심해야 한다. 일교차가 심해 감기 등에 잘 걸린다.
▲4월=일조량 등 환경변화에 따른 몸의 적응이 안 돼 수면부족, 춘곤증을 빚어 생활리듬이 흐트러지기 쉽다. 먼지, 황사, 꽃가루가 일으키는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호흡기, 피부, 눈)에 노출되는 시기이므로 주의가 요망된다.
▲5월=알레르기성 질환이 호발하는 시기이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홍역, 수두, 볼거리 등 소아 전염병이 많이 발생하는 시기. 특히 취학아동의 경우 2~3월에 미리 예방 접종을 해놓으면 크게 도움을 받을 수 있다.
▲6월=낮 시간이 늘어나면서 활동량도 늘게 되므로 과로방지, 피로회복에 힘써 주는 것이 좋겠다. 여름철 수인성 질환이 시작된다. 일본 뇌염모기의 활동이 시작되므로 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7월=가장 조심해야 할 질환은 식중독, 콜레라, 장티푸스 등과 같은 수인성 전염병. 음식물 섭취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더위와 높은 습도로 인해 각종 피부병(특히 곰팡이 질환)이 번창하므로 어느 때보다 청결이 요망된다. 특히 휴가철 해외여행에 의한 풍토병도 주의해야 한다.
▲8월=자외선, 일사병, 벌레 물림 등에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유행성 각결막염 등 눈병이 급증하므로 물놀이 및 집단발병에 주의해야 한다. 에어컨에 의한 냉방병도 주의가 필요하다. 물놀이로 인한 외이도염 등의 귓병에 주의한다.
▲9월=장마가 끝난 뒤 농촌 지역을 중심으로 쯔쯔가무시 병이나 유행성출혈열 등의 가을철 열성질환이 발생하기 쉽다. 들쥐배설물이나 진드기 등을 조심해야 하고, 야외운동이나 취미생활(등산, 낚시 등)시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추석 연휴가 있어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고, 과식 등으로 탈이 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10월=일교차가 심해지므로 심장혈관이나 뇌혈관계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알레르기성 비염, 결막염 등의 알레르기 질환, 지루성피부염도 증가한다. 정신적으로 우울-불안증상이 나타나기 쉽다.
▲11월=감기, 기관지염, 폐렴 등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질환의 증가속도가 빨라진다. 독감 예방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특히 노인이나 소아는 반드시). 건조한 시기이므로 안구건조증이나 피부건조증 등이 나타나기 쉽다.
▲12월=노인들은 낙상에 의한 골절 조심, 연말 과다한 음주로 인해 건강을 상하기 쉬우므로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이 필요하다. 특히, 심혈관계 환자들은 주의를 요하는 시기이다. 중이염, 빌딩 증후군, 안면신경마비, 건선 등을 조심해야 한다.
이 밖에도 항상 유념하며 신경 써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날로 증가하고 있는 비만에 대한 관리와 꾸준한 운동이다.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태어날 때부터 필요한 칼로리의 60%만 섭취한 쥐는 쉽게 늙지 않고 면역성도 강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비만은 당뇨, 심혈관 질환 등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므로 온 가족이 비만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건강에 있어 운동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20대와 30대의 남성은 근력 증진 기구를 이용한 근력운동이 좋고 근력 증진 후에는 달리기, 테니스, 마라톤 등을 통한 지구력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여성은 근지구력을 증진시키는 운동으로 에어로빅 무용, 자전거, 등산, 볼링, 스케이트, 수영 등이 좋다. 40대와 50대는 체조를 생활화하고 조깅, 수영, 골프, 등산, 배드민턴 등을 통하여 지구력과 유연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좋다. 60대 이후의 노인들은 스트레칭 체조, 배드민턴, 탁구, 수영, 고정식 자전거 등으로 유연성과 지구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은 노화를 성공적으로 진행시키는데 필수적일 뿐만 아니라 동맥경화를 방지하고, 비만을 조절하며, 당분의 대사를 도와 당뇨병 발병을 억제한다. 또한, 나이가 들어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의 진행을 막아주고 심폐기능을 향상시킨다. 또한, 정신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미쳐,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키고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준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운동은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며, 자신에게 맞도록 천천히 늘려나가야 한다.
온 가족이 계획을 세워 건강을 관리해 나가고 꾸준히 운동한다면 올 한해는 물론 평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박병주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