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지방소멸에 베이비 부머를 활용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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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즘] 지방소멸에 베이비 부머를 활용하자

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 승인 2020-12-29 13:38
  • 신문게재 2020-12-30 19면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강병수
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한국전쟁 직후 태어난 세대 가운데 가족계획정책이 시행된 1955년부터 1963년까지 9년 동안 태어난 세대를 1차 베이비 부머, 1968년부터 1974년까지 7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2차 베이부머라고 한다.

베이비 부머는 총 1628만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30%에 달하며 70%가 농·산·어촌에서 출생했다. 그 가운데 학교나 직장을 따라 수도권으로 유입된 베이비 부머가 약 50%인 805만명에 이르고, 나머지 반은 지방 대도시에 유입됐다.

최근 인구이동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연령층은 베이비 부머들과 비슷하게 대부분 학교나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이나 광역시·도로 계단식 상향 이동을 하고 있으나, 베이붐 세대는 수도권으로의 이동은 거의 없고 광역시·도의 군지역으로 대거 이동하는 것이 밝혀져 농·산·어촌 지방소멸에 대한 새로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기초지방자치단체의 인구를 각 지방자치단체의 인구 정점 시기와 비교해 보면 현재 인구가 인구 정점 시기의 50%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비수도권 시·군이 73개나 되며 전국 228개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42.5%인 97개 기초지방자치단체가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진행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일자리, 교육, 주택, 자연환경 등 지역의 매력도를 나타내는 근린·도시어메니티 등 지역어메니티 수준이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면서 인구가 수도권으로 더욱 집중하기 때문이다.

지방소멸을 인구이동 특성과 연계한다면 연령별 차별적인 정책이 요구된다. 10대 연령층을 위해서는 지방에 우수한 초·중·고등학교, 20~30대는 지방에 우수한 대학과 좋은 일자리가 요구되며, 40~50대에게는 농·산·어촌의 정주여건이 관건이 될 것이다.

베이비 부머의 은퇴 후 이동에 관한 이들의 의식구조를 살펴보면, 은퇴 후 귀농·귀어·귀촌할 의향이 약 50%에 달한다. 뿐만 아니라 은퇴 후 귀농·귀어·귀촌할 의향이 없는 응답자들도 비수도권지역에서 5년에서 10년간 현직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릴 일자리가 주어진다면 이주할 의향이 있는 베이비 부머가 62.5%에 달했다.

정부가 어떤 정책을 수립하는가에 따라 지방소멸지역에서 흡수할 수 있는 인구와 인력이 정해질 것이다. 베이비 부머의 성향에 따라 도시에 거주하지만 중·단기적으로 농·산·어촌을 체험하고 싶은 도시거주 베이비 부머에게는 산림휴양단지나 해양휴양단지의 조성이나 분양 또는 임대형 귀촌단지 등이 필요할 것이다.

도시와 농·산·어촌을 오가면서 살고 싶어하는 베이비 부머에게는 주말농장을 조성하거나 1가구 2주택 양도세 중과 면제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 또한 농·산·어촌으로 이주는 하고 싶으나 여러 가지 제약조건으로 인해 마음은 있으면서도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베이비 부머에게는 은퇴자 공동마을이나 전원마을 조성사업이 필요할 것이다. 한편 연구개발 등에 종사한 고급기술인력의 경우는 지방의 기업이나 연구기관에 실비 개념으로 배치하면 지방소멸뿐만 아니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 총인구 대비 약 30%인 약 1600만 명의 베이비 부머가 기존 일터에서 벗어나 새로운 기회를 찾고 있으며, 이들의 선호와 국가·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정책에 따라 농·산·어촌이 다양한 형태의 활력 기회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므로 이들을 받아들일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수도권 베이비부머들이 지방으로 이동한다면 수도권의 주택난, 교통나, 전세난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도 보인다. /강병수 충남대 교학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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