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당락을 가를 '소요병상수'에서 수도권 쏠림은 더욱 높아진 반면, 충청권역 병상 숫자는 오히려 줄어들면서 환자 유출로 인한 지역 의료전달체계 붕괴까지 우려된다.
8일 보건복지부와 지역 의료계 등에 따르면 이달 초 복지부가 개정·발령한 '진료권역별 상급종합병원 소요병상수'를 보면, 올해 현재 11개 진료권역에 필요한 소요병상수는 4만 6414개로 지난 3주기 지정 때인 4만 5458개보다 956병상이 늘었다.
진료권역 설정은 상급종합병원이 담당해야 할 지역 공간 단위로, 권역을 기준으로 소요 병상 수와 기관 수가 결정된다. 상급종합병원 이용량 산출은 기존 종합병원 이상 의료이용일 수와 의원 이상 의료이용일수로 현실화한 결과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역은 가장 많이 병상 수가 줄면서 소외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권역별로는 서울(-30개)·강원(-270개)·충북(-270개)·충남(65개)·전남(-65개)·경북(-103개)·경남동부(-1488개) 권역에서 지난 주기에 비해 병상이 줄었다.
반면, 경기서북부(250개)와 경기남부(921개)·전북(38개)·경남서부(2296개)권역은 늘었다.
여기에 서울과 경기서북·남북권역을 수도권으로 분류하면 지난 주기보다 1141개 병상이 증가했고, 영남권인 경북·경남동부·경남서부는 705개 늘었다. 이에 반해 충청권역인 충남·북은 335개가 줄었고, 호남권인 전남·북은 27개가 감소하면서 의료체계에서도 지역 역차별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
이번 결과에 지역 의료계는 의료격차와 의료서비스 공백 심화로 인해 결국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현상으로 이어진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서울권역 환자 쏠림을 억제하고 의료전달체계 확립을 위해서는 진료권역 세분화를 위한 상급종합병원 지정·평가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지역 의료계 한 관계자는 "평가 기준에서 유일하게 충청권역이 줄었다. 지역의 경우 세종시 출범 후 인구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데 이해할 수 없는 결과"라며 "정부가 의료서비스를 위해 각종 정책을 펼치면서도, 또 경기도에 병상을 추가 지정했다는 것은 흐름을 역행하는 것이다. 이의신청 등 절차가 있는 만큼 다시 한 번 정부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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