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측은 코로나19 사태 속 노조의 무리한 요구로 협상이 힘들다는 태도다. 일각에서는 매년 되풀이되는 파업 위기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6일 을지대병원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월부터 수십 차례에 걸친 협상을 진행했으나 단 한 개의 조항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 2일 오후 2시부터 3일 오후 2시까지 24시간에 걸친 사후조정회의를 통해 대부분 구도로 합의를 이뤄 협상이 이뤄지는 듯했으나 4일 진행된 마지막 사후조정회의에서 최종 결렬됐다. 결국, 노조는 파업을 선택했다.
노조는 7일 오전 11시 총파업 출정식과 함께 사측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을지대병원 경영이 열악해진 이유는 코로나19가 아닌 병원 수익이 의정부 을지대병원 건립 등에 사용됐기 때문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노조 관계자는 "을지대병원의 지난해 수익이 전국 6위임에도 수익 대부분을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으로 적립해 적자로 만들었다"며 "병원의 저임금, 적은 인력, 비정규직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의정부 을지대병원을 짓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병원 측은 고유목적사업 준비금은 암센터 건립, 간호 기숙사 구매, 직원 주차타워 건립 외에도 다빈치 수술 로봇과 MRI 장비 등의 구입 등 다양하게 사용됐다고 반박한다.
병원 관계자는 "지난 4년간 8~12%가량의 인상이 있었지만, 노조의 무리한 임금인상 요구를 하고 있다"며 "정규직 비율은 88.4%로 전국 상위권이다. 노조의 시민을 볼모로 한 파업 결의로 인해 시민들의 건강권이 침해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을지대병원 노사 협상 과정을 두고 해당 병원에 입원 중인 환자와 보호자들은 물론 진료를 앞둔 시민들의 불안감은 커져만 가고 있다. 이번에 노사 갈등을 빚은 을지대병원은 3차 의료기관인 충남대병원을 제외하면 지역 최대 규모의 의료기관이다.
을지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신 모(58) 씨는 "주변에서 병원 파업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 데 환자들의 피해가 우려스럽다"며 "병원과 노조 모두 매년 반복되는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결국, 피해는 환자들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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