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국시' 국감에서도 뜨거운 감자... 여야 시각차 뚜렷

의사협회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 알아야... 불의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생각"

김민석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국정감사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의대생의 국가고시 재응시 허용 여부가 국감현장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여당은 코로나19 확산 중 의료행위와 시험을 거부한 데 대한 국민적 반감을, 야당은 국민 정서를 되돌릴 방안 모색 등을 주장하며 대승적 판단을 주장했다.

의사협회는 정부와 여당에 합의문 성실 이행과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헤아려 달라는 입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15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국정감사에서 이윤성 원장을 두고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민주당 정춘숙 의원은 "이번 의사들의 집단 휴진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 집단행동하는 동안 사망한 환자들이 있다"며 "감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실질적 피해가 있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볼 문제가 있다. 의대생 국시 재응시 허용을 둔 반대여론은 감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른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직자 신분인 이 원장이 7일 국민권익위원회를 의대생 국가고시 재응시 필요성을 언급한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고영인 의원은 "국가적 대의도 아니고,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사안도 아니었다. 국민의 명확한 질타를 받고 위험한 상황에서 시험을 거부했다"며 "이런 의대생에게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 국민 정서"라고 지적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의료공백 초래 등을 감안해 재응시 기회를 열어둬야 한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은 "의대생에게만 특혜를 주는 것은 옳지 않지만, 국민에게 직접 피해를 준 건 없다"며 "다른 시험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대승적인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정숙 의원은 "돌이켜 생각하면 소통과 협상에 미비가 있었다. 그런 상황에서 국시 거부로 의사 표현을 한 것"이라며 "모두가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국시 재응시가 이뤄져야 의료인 부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함께 노력한다는 자세로 이 부분을 풀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시 미응시 학생에 대한 구제 불가능 입장도 나왔다.

무소속 이용호 의원은 "의료법 시행령에는 국시를 한 번만 볼 수 있게 규정하지 않고 1회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면서 "대신 기회를 줄 때는 시험 실시 90일 전에 공고해야 하는데 올해는 90일도 남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여야 공방에 의사협도 입장을 전했다.

김영일 대전시의사회장은 "정부와 여당이 합의문대로 약속을 이행해야 하고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알아야 한다"며 "아직 의사가 아닌 배우는 학생이다. 대부분이 불의를 보고 그냥 지나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박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