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 대전시의시회장은 최근 입장문을 내고 "정부·여당은 의료계와의 9·4 합의를 왜곡하지 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지난 8일 김성주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보건복지위 간사)이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도 시행하고 우리도 10여 년간 연구와 토론 끝에 결정한 정책을 철회하라는 것은 어느 정부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다.
김 의원은 "원점 재논의나 철회가 같은 표현이 아니냐"는 질문에 "의협의 주장일 뿐"이라고 밝혀 불씨를 키웠다.
김영일 회장은 "의료계와 정부가 맺은 9·4 합의는 의료계의 집단행위와 의대생 국시거부에 대한 정부가 책임지는 자세를 마련하고, 공공의대 설립 등 4대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역 의료계는 합의서 잉크가 채 마르기 전에 정부 여당은 '의대생이 국시 안 봐도 의사 수가 부족하지 않다', '의료계는 대국민 사과 및 읍소를 하라', '공공의대 설립 원점 재검토는 의료계의 일방적인 주장', '관련 법안을 수정해 통과시킬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는 데 따른 비판이다.
김 회장은 "의료계가 9·4 합의에 서명한 것은 코로나19 시국과 맞물려 고통받는 국민들께 의료공백의 불편을 가중시킬 수 없다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루어졌다"며 "그런데, 정부·여당은 다수 의석을 확보한 국회에서 4대 정책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면 된다는 오만하고 신뢰를 저버리는 행태를 보여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진료에만 몰두하던 의료인을 거리에 나오게 한 원인을 제공한 것은 정부·여당"이라며 "국민을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9·4 합의 정신을 존중하고, 의료인 사과 운운할 것이 아니라, 몸소 국민께 사죄하는 것이 우선이다. 정부·여당이 국민과 한 약속을 깬다면 우리는 다시 일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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