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경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안과 교수 |
악성 소견을 나타내는 종양의 특징은 만졌을 때 딱딱하고 종양 방향으로 혈관이 자라 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주변 조직에 고정돼 잘 움직이지 않으며, 대부분 통증이 동반되지 않는다. 때문에 피부에 궤양이 생겨 잘 낫지 않는다면 암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같은 자리에 반복적으로 다래끼가 발생하면 조직 검사를 통해 피지샘암이 아닌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크기가 점차 자라나는 경우, 특히 고령의 환자에서 작은 크기의 종양이 영양제 주사를 맞은 뒤 크기가 확 자라났다면 검사가 필요하다.
피지샘암은 국내에서 30~40%의 빈도로 생각보다 흔히 발생하는 눈꺼풀 암이다. 콩다래끼, 만성 눈꺼풀염, 각막염 또는 상윤부결막염 등이 오래 지속될 때 일단 의심해 봐야 한다. 피지샘암은 수술로 완전히 절제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주변으로 전이도 잘 되기 때문에 예후가 불량할 수 있다. 전이가 있고 크기가 크면 사망률도 60% 이상으로 보고되고 있다.
성인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안와 림프종은 50~70대에 가장 많고, 여성의 빈도가 높다. 안와 림프종은 염증성 징후와 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하는 안구 돌출이 특징이고, 시력 저하는 거의 없어서 병원을 늦게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결막 림프종의 경우 만성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오진돼 장기간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데 처음에는 알레르기처럼 보이다 점차 연어살색을 띈 종양으로 발전한다. 대개 눈의 안쪽 구석에서 발생하므로 세심하게 진찰하지 않으면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반드시 전신 검사를 통해 복부 장기 내 림프선암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 외 눈꺼풀에 생기게 되면 종괴로 만져지고, 눈의 뒷부분에서 생기면 안구 돌출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바닥세포암은 자외선 또는 광선 손상과 연관이 있는 암으로 국내에서는 35~45% 빈도로 보고되고 있다. 까맣게 색소가 침착되는 경우가 많아 단순 모반(점)으로 생각하고 놓치는 경우가 간혹 있으므로 병원에서 반드시 확인받는 것이 좋다. 주변부 뼈로 전이가 없을 경우 완치율이 95%에 다다른다. 주변부로 전이가 있는 경우 완치율은 50%로 떨어지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완치율을 높일 수 있다. 자외선 차단제는 눈꺼풀암을 포함한 피부암을 막을 수 있는 중요한 예방책이다. 편평세포암도 바닥세포암과 마찬가지로 햇빛 노출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 발생한다. 주로 아랫눈꺼풀에 많이 발생하며 통증이 없어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바닥세포암보다는 더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어 예후가 좋지 않다
매우 공격적인 암으로 분류되는 악성흑색종은 5년 생존률이 50% 미만이다. 전신에 매우 빠른 속도로 퍼진다. 조직 검사를 시행해 악성흑색종으로 진단되면 림프절전이가 있는지 알아보고 다른 곳으로 원격 전이됐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안종양의 치료방법으로는 수술적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냉동치료, 외부 방사선조사, 근접 방사선 치료(방사선 동위원소 삽입술) 등이 있다. 종양이 너무 커 안구의 기능뿐만 아니라 미용적으로도 많은 손상이 있고, 또한 뇌 등으로의 전이가 우려될 때 근치적으로 안구를 제거하는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안구 제거 후에는 2차적으로 의안 수술을 한다. 눈꺼풀의 악성 종양은 수술로 완전히 제거하는 것이 가장 좋다. 수술로 완전히 제거되면 생명에는 거의 문제가 없기 때문에 수술하면서 현미경으로 조직을 검사해서 완전히 제거됐는지 확인한다. 안와 종양 또한 대부분의 치료를 수술로 제거한다. 하지만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 방사선 치료를 추가로 할 수 있다. 또한, 림프종과 같은 경우는 그렇게 악성이 아니더라도 방사선 치료를 할 수 있다.
항암화학요법은 다른 암에 비해 안구암에서 사용 빈도가 비교적 낮지만, 맥락막 전이암, 결막 종양의 경우에서는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기도 한다. 냉동 치료는 약 50도의 온도로 종양을 얼려서 조직을 괴사시키는 치료로, 주로 결막이나 안검 종양 시 사용한다. 외부 방사선 조사는 방사선을 종양에 직접 조사함으로써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방법으로 안종양에서 유용한 치료 방법이지만, 종양세포 이외의 정상 세포에도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정확하고 적절한 양의 방사선 조사가 요구된다. 최근에는 방사선 치료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양성자를 이용한 치료가 시도되고 있는데, 이는 기존의 방사선 치료에 비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종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정받고 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