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혁 작곡가 |
프리드리히 볼프스켈(Paul Friedrich Wolfskehl, 1856-1906)은 독일의 수학자이며 성공한 사업가다. 그는 실연을 겪고 자살을 결심한다. 그리고 죽기 전까지 자신의 남은 일을 하나하나 정리해 나갔다. 이제 자정이 되면 권총 자살을 할 것이다. 자정까지 기다리며 그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을 살펴보게 된다.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 "X.Y.Z가 양의 정수이고, n≥3일 때 xn+yn=zn을 만족하는 정수해는 X.Y.Z는 존재하지 않는다."이다. 1637년 페르마는 디오판토스의 저서 '산술(Arithmetica)' 여백에 "나는 획기적인 방법으로 이를 증명했다. 그러나 책의 여백이 충분하지 않아 생략한다"라고 적었다. 이후 이를 다시 증명 하는 것은 수학사의 최대 난제 중 하나가 되었다.
볼프스켈은 누군가 작성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의 증명을 읽던 중 오류를 발견한다. 오류를 해결하고 계속 증명에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 했다. 그동안 자살 예정시간을 넘겼고 그는 자살을 접고 새 삶을 시작한다. 수학 문제 하나가 생명을 구한 샘이다. 그리고 그는 이 정리를 증명하는 사람에게 약 20억 원의 상금을 주는 상을 만들었다. 이른바 "볼프스켈 상"이다. 수학문제가 삶을 바꾼 이야기였다.
2차 대전 1939년 폴란드 바르샤바 유대계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Wladyslaw Szpilman 1911~1988)은 라디오 방송국에서 쇼팽을 연주하다 폭격을 당한다. 그는 게토에 끌려가 생활하다 가족을 잃고 나치를 피해 다니다 독일 장교 빌헬름 호젠펠트(Wilhelm Hosenfeld, 1895-1952)에 잡힌다. 그가 피아니스트란 것을 알게 된 독일 장교는 그에게 피아노를 연주하게 한다. 그는 쇼팽의 녹턴 20번을 연주한다. 마지막이 될 수 도 있을 연주다, 그는 모든 걸 다해 연주 하였다. 그의 연주에 감동을 받은 호젠펠트는 그를 숨겨 주며 돕는다. 그는 스필만 뿐만 아니라 유대인과 폴란드인들을 나치로부터 보호 한 의인이었다. 독일이 패망하고 호젠펠트는 안타깝게 소련 수용소에 죽지만 2006년 폴란드 정부는 두 번째 높은 훈장 "폴로니아 레스티투아" 매달을 추서하였고, 유대인들이 설립한 야드 바솀은 2008년 "열방의 의인(Righteous Among The Nations)"에 등재하였다. 호젠펠트 장교도 피아니스트 스필만도 음악으로 서로 교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음악엔 평화를 가져오게 하는 힘이 있다. 음악은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고 용기와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Youtube에 스필만을 검색하면 그가 직접 연주한 쇼팽의 녹턴 20번을 들을 수 있다.
요즘 코로나 19에 의한 팬데믹으로 인해 인류 전체가 어려움에 처했다. 다행히 치사율이 높지 않지만 그러나 전염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예방 차원에서 모두가 조심하고 있다. 이럴 때 음악은 우리 마음 속 깊은 곳에 내릴 희망의 씨앗이 되리라 믿는다. 그렇다 음악은 희망이다. 필자는 자주 여러분들께 클래식 연주자들의 연주회 현장 방문을 권하고 있다. 연주회장에선 연주자와 청중은 음악을 통해 서로 소통한다. 코로나 19의 어려움을 같이 격고 있는 음악가들의 음악이다. 그들은 음악으로 청중과 만나기 위해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다. 현장에서 듣는 그들의 연주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줄 것이다. 그 음악에 귀를 기울이기를 권한다. 음악이 여러분들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될 것을 믿기에…….
안성혁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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