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교수, 산학협력.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
영국의 고위 보건관료는 이번 전염병이 내년 봄까지도 갈 수 있다고 예견하였다. 전염병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이어지고, 일부 대학은 예산지출을 줄이고 직원 감축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미국이나 영국의 연구중심 대형 대학들 가운데 외국인 학생들의 비중이 큰 대학들은 위기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 외국학생 등록금 수입으로 연구비 지원이 많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정원외 수천 명의 외국학생이 많은 대학들은 고민이 깊다. 이제 15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문제도 심각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편 이번 사태가 대학 재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불황일 때 대학 등록률이 더 높아지는데 이는 기회비용이 하락하기 때문이다. 대학도 비대면 수업에 잘 적응하고 학습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들을 찾는다면 대학재정에도 기여할 것이다. 지금이야 말로 대학경영의 역량이 중요한 시점이다.
산학협력도 코로나의 영향으로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첫째, 졸업을 미루거나 미취업 상태의 학생들에 대한 징검다리형 융합교육을 제공해야 할 것이다. 수출과 수요 감소에 따른 불황으로 일자리 부족과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시차를 극복할 준비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융합형 교육으로 자리잡은 현장실습, 캡스톤디자인, 창업교육 등도 기존의 대면 방식과 새로운 비대면 방식이 균형을 맞추어야 할 것이다. 둘째, 연구실의 기술개발도 코로나 이후에 나타날 문제와 지역상생에 관심을 갖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한 기업은 대학과 공동연구를 통해 양질의 열화상 카메라를 저렴하게 공급해 발열체크를 비접촉으로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부가가치도 창출할 수 있었다. 셋째, 창업에 대한 도전이 위축되지 않도록 지원체제를 다양화해야 할 것이다. 불황에는 학생들이 공무원과 공기업 등 안정적인 일자리를 더욱 선호해 자칫 창업 의욕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공유오피스 등 물리적 공간의 지원을 통해 창업기회를 제공 했다면, 앞으로는 물리적 지원뿐만 아니라 가상공간에서의 활동을 위한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넷째, 비대면 산학연협력 활성화에 초점을 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할 것이다. 올해 산학협력 예산가운데 대면 집체교육이나 해외교류 프로그램 등은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를 어떻게 비대면 방식으로 바꿀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시설투자와 함께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이나 워크시트(worksheet) 기반의 자기주도 창업교육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무엇보다 산학협력을 위한 교수들의 적극적 몰입과 산학협력 콘텐츠 확보 노력이 요구된다. 교육 관련 기술들을 다루는데 익숙한 젊은 교수들이 온라인교육에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온라인 교육은 잘 준비된 콘텐츠와 교재개발 그리고 공감능력에 기반해야 한다. 얼마 전 온라인 설교에서 은퇴한 70세 목사님이 설교 도중 노랫말의 의미설명과 노래를 들으며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낀 적이 있었다.
대학 재정약화와 변혁요구 증대로 산학협력의 중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다. 따라서 지역과 산업, 기업의 변화와 욕구를 잘 파악하고, 환경변화에 대응할 대학역량 확보가 필요하다. 이 같은 욕구(Needs)와 역량(Capability)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독특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아이디어들(Ideas)을 적극 도출해야 할 것이다. 즉 아이디어, 니즈, 역량의 INC가 만나는 접점에서 '신산학협력의 기회의 창'이 열릴 것이다. 한 번도 경험 못한 이 '코로나' 위기가 산학협력에도 '변장된 축복'이 되길 기원한다.
최종인 한밭대 교수, 산학협력.링크+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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