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창희의 세상읽기] ‘코로나19’ 언론 취재환경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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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희의 세상읽기] ‘코로나19’ 언론 취재환경도 바꿨다

  • 승인 2020-03-04 09:55
  • 신문게재 2020-03-05 22면
  • 우창희 기자우창희 기자
우창희_인물사진
우창희 미디어부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역사회까지 확산되면서 불난 집에 기름 부은 듯 무서운 기세로 늘고 있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은 공포로 번져 사람과의 접촉을 기피하는 분위기까지 형성됐다. 외부인에 대한 불안감도 커져 건물 출입을 자제시키는 기업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자들에게 까지 영향을 줬다. 취재현장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접촉해야 하는 기자들이 기피 대상이 된 것이다.

서울권에 위치한 대기업이 먼저 조치를 취했다. 기자실을 일정기간 폐쇄조치 한 것이다. 처음 소식을 접했을 때는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뒤이어 SNS를 통해 기자실 폐쇄 기업리스트가 업데이트 되며 계속 늘어났다. 이후 서울뿐 아니라 지역에서도 같은 일이 반복되었다. 취재활동 지원보다 직원들의 안전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조치다. 일부 기자들은 커피숍을 이용하거나 시간이 걸리더라도 회사에 복귀해 기사작성을 완료한다.

방송국 촬영기자인 지인은 대구에서 9일 동안 취재활동을 하고 집으로 복귀했다. 처음 신천지문제가 발생하고 나서부터 취재를 한 터라, 지금은 화장실이 있는 안방에서 7일간 자체 자가 격리하면서 혼밥 중이라고 한다. 집에 어린 자녀가 있어서다. 같이 취재를 했던 통신사 기자도 모텔에서 자체격리 하면서 몸 상태를 체크중이라고 했다.

본보에서 매일 아침 편집국장 주재로 열리는 데스크 회의에서도 진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각 부서 데스크가 부서원들의 건강상태를 보고하는 것이다. 취재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기자들에게 생길지 모를 감염여부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회사에서는 개인위생 관리를 위해 지속적으로 마스크를 구매해 지급해 주고 있다. 약간의 이상 증상이 있다면 재택근무를 지시하기도 한다. 취재이후에도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출·퇴근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무리한 취재도 금할 것을 지시했다. 확진자에게 불필요하게 근접하거나 위험지역을 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사회부 등 일부 기자들은 코로나19 취재를 위해 일반인보다 더 근접할 수밖에 없기에 관리와 건강상태를 수시로 체크한다.



취재활동을 하는 기자 뿐 아니라 신문제작을 하는 기자에 대한 언론사의 대응 수위도 더 높아지고 있다. 대구에 기반을 둔 영남일보는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옥이 폐쇄돼 셧다운과 휴간사태가 올 것을 대비한 비상대책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신문을 제작하는 편집부에 방호복과 안전고글을 비치해 만약의 사태에도 신문발행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겠다는 전략이다. 같은 지역에 있는 매일신문도 마찬가지다. 취재기자는 외부에서 취재활동과 기사를 마감하도록 했다. 사무실에는 출근하지 않도록 해 내부 제작인력의 감염을 최소화 하는 방안이다. 신문제작 프로그램을 대행하는 기업체도 덩달아 분주하다. 전국에 위치한 지역신문부터 서울에 기반을 두고 있는 언론사까지 비상시스템이 가능한지에 대한 문의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송국도 예외는 아니다. 건물마다 출입구를 1개만 운영하면서 방역에 힘쓰고 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열린 공간에서도 근접 대화를 금지했다. 일부 통신사는 카메라 렌즈 장비를 몇 군데 거점을 마련하고 분산 보관하는 방법까지 시행하고 있다.

본보도 비상대책방안을 만들고 예행연습까지 마쳤다. 편집국 내에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사옥 폐쇄를 염두에 두고 외부에서 신문을 제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준비했다. 퇴근 시에는 편집부 컴퓨터 전원을 켜 놓고 외부에서 원격으로 신문제작을 하는 방식이다. 예행연습도 병행해 리스크도 감소시켰다. '만약'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하지만 우려하는 것과 같은 최악의 상황이 부디 오지 않기를 바란다.
우창희 기자 jdnews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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