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는 띄어쓰기에 따라 의미가 달라지는 말이 있습니다. 몇 가지 알아볼까요?(6차)
1, '잘못하다'와 '잘 못하다'에 대하여
★ '잘못하다'는 '잘못'에 '-하다'를 붙여 '틀리거나 그릇되게 하다', '적당하지 아니하게 하다'란 뜻을 나타냅니다. 한 단어이므로 붙여 써야 하지요.
예)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사람에게 말 한 마디라도 잘못하면 싸움이 일어날 수 있다.
★ '잘 못하다'는 '일정한 수준에 못 미치거나 할 능력이 없다'란 뜻을 나타낼 때 쓰는 '못하다'에 부사 '잘'을 써 '잘하지 못하다'란 뜻을 나타내므로 띄어 써야 합니다.
예) 공부를 잘 못한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건 아니다.
2, '못되다'와 '못 되다'에 대하여.
★ '못되다'는 '성질이나 품행 따위가 좋지 않거나 고약하다'는 뜻으로, 또는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 있다'는 뜻으로 사용 됩니다.
예) 못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
못되면 다른 사람 탓만 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못 되다'는 이와 달리 능력을 부정하는 '못'과 서술어 '되다'를 띄어 '못 되다'로 되어 '다른 것으로 바뀌거나 변하지 않는다' 등으로 사용 됩니다.
예) '신화와는 달리 마늘과 쑥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곰은 인간이 못 된다.'
'아무리 박사라 하더라도 교수가 못 되는 사람도 많다.'
이심이체(異心異體)
김주희/ 시인
십일월의 이른 아침,
조카결혼식이 있는 날이다.
대학총장의 주례사,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라고 한다
대전역이다
신혼여행 떠나는 신혼 부부
커피와 빵을 사들고 신부에게 건네며 왈
"쏟지 말고 먹어"
열차 안이다.
신부는 창밖을 보려고
커튼을 올리고
신랑은 감기 걸린다고
커튼을 내린다.
그래 맞아
부부는 일심동체가 아니라 이심이체야
-문학사랑협의회 회원-
*작가의 변
그만큼 서로를 존중하며 살라는 말인데, 계속 참견하게 되는 건 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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