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구 행정과학부장 |
그러나 여야 대치로 국회 파행이 거듭될 것으로 예상 되면서 연내 법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안에는 어렵다 하더라도 내년 4월 총선 전까지는 법안 처리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관련 내용의 총선 이슈화는 자칫 지역이기주의에 사로잡혀 발목 잡힐 가능성이 농후하다. 따라서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지자체와 정치권 등이 합심해 관련 법안 통과를 위해 고삐를 바짝 당겨야 한다.
먼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하는 내용을 담았다. 2007년 혁신도시법 시행 전에 수도권에서 대전으로 이전한 한국수자원공사, 코레일, 조폐공사 등 17개 공공기관은 내년 상반기부터 지역인재 의무채용을 소급 적용하게 된다. 혁신도시법 개정에 따라 공공기관 신규 채용 인력 가운데 30% 이상을 지역인재로 충원해야 한다. 17개 공공기관의 올해 채용계획 인원은 3000여 명으로 이중 30%가 적용되면 900여 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예상된다.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의무채용 비율은 2019년 21%, 2020년 24%, 2021년 27%, 2022년 30%로 연차적으로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청년층의 대전 이탈을 막고 인구 증가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대전과 충남 혁신도시 추가지정을 담은 ‘균형발전특별법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혁신도시 조성에서 제외돼 그동안 대전·충남지역에서 불거진 역차별이 해소된다. 현재 전국에는 광주·전남 공동혁신도시를 비롯해 모두 10곳의 혁신도시가 조성돼 있다. 정부는 2004년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수도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면서 광주·전남을 비롯한 11개 시·도에 1곳씩 혁신도시를 지정했다. 하지만, 세종시 조성 등을 이유로 대전·충남만 지정 대상에서 빠졌었다.
대전과 충남이 혁신도시로 지정될 경우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이 본격 추진된다. 대전시 입장에선 대전역세권 등 원도심 활성화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호기다. 대전역세권 민자역사 개발과 원도심 활성화는 대전의 균형발전 측면에서 시정 역점사업에서 빠질 수 없는 필수적 과제다.
그렇다고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는다. 공공기관에 맞는 인재 육성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부터 대전시와 지역대학 등이 참여하는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 실제로 먼저 조성된 1기 혁신도시에서도 지역인재 채용 의무화 규정을 지키지 않는 공공기관도 수두룩했다. 전북이 19.5%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편에 속했고, 광주·전남도 21.1%에 불과했다. 32.1%를 기록한 부산만 특이한 사례로 꼽힌다. 이들 기관들이 지역인재 채용을 ‘생색내기’ 정도로 생각한 부분도 있겠으나 직원으로 채용할 만한 인재의 부재도 한몫 했을 것이라 본다. 쓸만한 인재들이 넘쳐난다면 굳이 법을 어겨가면서까지 타 지역 인재를 등용할 이유가 만무하기 때문이다.
혁신도시법안 통과를 위한 노력과 함께 지역인재 의무 규정이 잘 지켜지도록 사전 준비작업도 병행돼야 할 것이다.
박태구 행정과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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