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이하 재단)에 따르면 국내 박사학위 취득자는 증가하고 있다. 2000년 6153명에서 2015년 1만 3077명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박사학위 취득자 증가에 따라 박사후연구원사업 지원자 수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박사후연구원이란 박사학위 취득 후 정규직 일자리를 갖기 전 펠로우쉽(연구지원 장학금) 등과 같이 여러 형태의 임시직위에 있는 연구자를 말한다.
박사후연구원의 수적 증가와 함께 정부도 다양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돼야 할 부분이 많다. 재단 송수경 자연과학단 담당이 집필진으로 참여한 '해외 주요국 박사후연구원 지원사업 현황'에 따르면 현재 이공계의 두뇌 유출과 박사후연구원의 경력개발 문제를 겪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몇몇 국가들은 자국민뿐 아니라 해외의 우수 인력에 대한 박사후연구원 제도를 운영 중인데 국내 연구인력의 국외 유출을 막고 해외에 체류 중인 인재들의 복귀를 위해 국내 박사후연구원 지원사업 지원이 보다 확대돼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보고서는 "박사후연구원의 적절한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학위의 질 관리 방안을 마련하며 신진 연구 인력을 양성할 수 있는 재정지원이 요구된다"고 밝혔다.
미국의 경우 박사후연구원에 대한 지원이 계속 확대되는 추세로 전체 박사후연구원의 70% 이상이 정부 재정지원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의 박사후연구원 출신의 90%는 박사후연구원 경험이 직업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고 있다.
보고서는 이러한 해외의 지원제도 현황을 바탕으로 국내 박사후연구원에게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제안했다.
해외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인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 지원과 산업체 연계 펠로우십의 확대 운영이 대표적이다. 영국은 산업계에서 제공하는 장학금을 활성화시켜 연구자들이 잠재적인 고용주와 계약을 맺게 하고 박사후연구원의 능력과 가치를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박사후연구원이 사기업으로 진출하는 배경이 되고 학계에서 산업으로의 지식 전파에도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영국은 또 박사학위 소지자에 대한 시장이 매우 크고 다양해 이공계 박사학자의 15~33%가량이 박사후연구원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자국민에게만 제도를 개방하는 미국·일본과 달리 지원 대상 제한을 완화해 초기 박사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보고서는 출산과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박사후연구원을 위한 사업 개발과 연구여건 개선 필요성도 제언했다. 일본이 앞서 2006년 도입한 RPD(Restart PostDoc fellowship)제도는 출산과 육아로 연구활동을 중단했던 이들이 다시 연구활동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과거 5년 사이 출산·육아 목적으로 3개월 이상 연구를 중단한 자에게 3년간 월급과 연구비를 지원한다.
보고서는 끝으로 "박사후연구원 지원제도 개선 외에도 기본적인 연구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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