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
이처럼 인구구성 문제가 심각해지면, 정치·경제적 부담이 가중되고, 국가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노동연령 인구가 많은 국가는 생산성과 사회 활동성이 높고, 강한 군사력을 지탱할 수 있지만, 고령화된 국가들은 군비확충보다 사회복지에 더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해서 경제·군사적 경쟁력을 유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앞으로 우리나라의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성 문제는 우리 군의 미래 작전환경에 적어도 두 가지 측면에서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생각된다.
첫째, 군입대자원의 부족현상이다. 현재 우리 군은 '국방개혁 2.0'을 통해 2022년까지 병력 61.8만 명에서 50만 명으로 감축하고, 복무 기간도 18개월로 단축될 예정에 있다. 그러나 2020년은 초저출산 시대(2001년 출생)가 최초로 입대하는 시점으로, 계획대로 50만 명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워질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2025년 이후에는 20세 남자 인구수가 입대 필요병력 24만 명보다 적어지게 되어 군 입대자원의 절대적 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둘째, 국방예산 확보의 어려움이다. 고령화란 것이 그 본질상 복지비용 지출을 증가시키게 되는데, 이는 필연적으로 국방비를 증가시키는데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2018~2025년까지 GDP 대비 국방비와 사회복지비(%)를 추측해보면, 2025년에 GDP 대비 국방비는 3.4%, 사회복지비는 21.5%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지출비용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세입을 증가시키거나 어느 한 곳의 지출을 줄여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국방비를 증액시키는 데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사실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단기간 내 해결하기 어려운 정책적 과제다. 하지만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안보적 취약점을 식별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정부 차원에서 실행해 나가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첫째, 혁신적인 사고를 통해 병력부족 문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단과 방법을 지속적으로 구상, 준비해 전력공백을 최소화하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최근 정부가 병역자원 감소 대응책으로 여군을 간부 중심으로 확대하고 귀화자의 병역 의무화를 검토하는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둘째, 軍·産·學·硏 협업으로 개발시간과 비용을 절약해 4차산업 혁명 핵심기술(IoT, 빅데이터, AI, 로봇, 3D 프린팅, 신소재 등)에 대한 개발 투자를 늘려 이른 시일 내에 지능화된 과학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셋째, 군에 대한 대(對) 국민 신뢰도 증진을 바탕으로 국방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나가야 한다.
물론 저출산·고령화와 같은 인구구성 변화는 우리나라만이 겪고 있는 문제는 아니다. 일본, 독일, 서유럽 국가들, 그리고 중국, 러시아는 우리나라 보다 40~50년 먼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 이 나라들이 정부 차원에서 저출산·고령화가 미래 군의 작전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분석, 평가해 오고 있는지, 그리고 이를 토대로 어떤 준비를 해 나가고 있는지 주도면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는 우리를 둘러싼 잠재적인 적들의 취약점을 식별하고, 또 인구구성 변화로 인해 드러나는 우리나라의 군사적 취약점을 이들이 악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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