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행정과학부 기자 |
대전 중구에서 벌어지는 집안 싸움 때문에 한창 시끄럽다.
최근 대전 중구가 제221회 임시회에서 안선영 구의원이 대표 발의한 '재정안정화기금 설치 및 운용 조례'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기 때문이다.
중구의회는 삭제한 항목이 해당 기금의 취지와 맞지 않다고 설명했고, 중구는 해당 항목이 있어야 주민들을 위한 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결국 중구는 지난 21일 의회에 재의결을 요청했다.
구와 의회는 각자의 입장을 피력하며 대립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뒷전에 방치된 모양새다.
해당 재정안정화기금은 2017년에 도입됐다. 2년 전에 집행부와 의회가 합의해 만든 제정을 의회가 삭제해 집행부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런 집안 싸움이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주민들은 대체 내가 사는 동네에 무슨 일인가 싶었을 것이다.
결국 지난 21일 중구의회는 중구 주민자치위원장과의 토론회 알림을 기자들에게 발송했다. 해당 토론회의 개최 사유는 '주민들의 요청'이라는 것.
그러나 토론회가 시작되기도 전에 메일을 받은 기자들 뿐만 아니라, 참관을 하러 온 주민들까지 쫓겨났다.
토론회를 참석한 한 주민은 "중구에 이런 저런 말들이 언론 보도를 통해 나오고 있는데 정작 주민인 우리만 모르고 있었다"며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상황 설명을 듣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지, 기자들까지 초청해 자리를 마련하는 게 말이 되냐"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도 했다.
결국 이틀간 예정돼 있던 토론회는 비공개로 변경됐다.
구의회는 지역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지역의 의사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주민들만 모르고 있던 사태인 이번 사건은 굉장히 아쉬운 대처였다.
중구와 중구의회는 항상 이야기 한다. '25만 중구민을 위해서…'라고 말이다.
결국 집행부와 의회는 구민을 위해 일하는 기관이다. 그렇다면 구민이 손을 들어주는 곳이 승자일 것. 구민 의견 없는 싸움은 별 볼일 없는 집안 싸움으로 보여질 수밖에 없다.
김소희 행정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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