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은 좁아도 같이 살 수 있지만, 사람 속이 좁으면 같이 못 산다.(중략) 지옥을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미워하면 된다. 천국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 모든 것이 다 가까이에서 시작된다. 상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 내가 결정한다. 또 상처를 키울 것인지 말 것인지도 내가 결정한다. 그 사람 행동은 어쩔 수 없지만 반응은 언제나 내 몫이다.(중략)
결국 모든 것이 나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나를 다스려야 뜻을 이룬다. 모든 것은 내 자신에 달려 있다." - 우리 민족의 스승인 백범 김구 선생께서 남긴 글이다.
[대전 효문화 뿌리축제 & 대전 칼국수축제]가 9월 27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전국 유일의 '칼국수축제'를 작년까진 서대전시민공원에서 했으나 한창 공사 중인 까닭에 뿌리공원 하상주차장으로 옮긴 것이다.
평소 칼국수를 좋아하기도 했지만 취재와 구경도 할 겸 해서 아내와 동행했다. 금강산, 아니 뿌리축제도 식후경이랬다고 먼저 칼국수부터 먹었다. 곁들여 소주 한 병은 기본옵션. 식사 후 인산인해의 숲을 뚫고 지척의 뿌리공원으로 이동했다.
'추억의 고고장'에서 멋진 음악이 흘러나왔다. 술도 한 잔 걸쳤으니 춤이라도 추지 않으면 실정법 위반일 터. "여보, 이 카메라를 동영상으로 설정해 두었으니 당신은 그냥 들고만 있으면 돼."
모처럼 몸을 마구 흔들었더니 '뇌 속의 마약'이라는 엔도로핀까지 마구 발산되는 느낌이었다. 평소 취미라곤 딱히 없다. 누구처럼 등산이나 낚시, 아니면 댄스 내지 당구와 심심풀이 노름(고스톱 따위) 역시 거리가 멀다.
다만 술이라고 하면 남들보다 유난히 밝히는 터다. 그래서 절친한 친구와 지인들은 건강을 위해 과음을 경계하라는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고맙긴 하지만 귀에 거슬리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직껏 건강하니까 술도 맘껏 마시는 것이니까.
자리를 옮겨 문중(門中) 부스를 구경하노라니 '단양 우씨' (丹陽 禹氏)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순간, 사위가 우 씨(禹氏)인지라 그곳에 들어서는 발걸음이 성큼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제 사위가 우 씨여서 들어왔습니다." 반갑게 맞이하면서 음료까지 주시는 환대가 감사했다. 내친 김에 외손녀의 한창 말 배우기 쫑알쫑알 동영상까지 보여드렸다.
"너무 예쁘고 똑똑해 보이네요." "그럼요~ 엄마와 아빠가 서울대 출신인 걸요." 예상했던 대로 "우 씨들이 원래 똑똑합니다!"라는 자화자찬이 이어졌다. 이에 질세라 아내도 냉큼 끼어들었다.
"제 남편인 '남양 홍 씨'(南陽洪氏)도 머리가 좋지만 '회덕 황씨'(懷德 黃氏)인 저도 만만치 않답니다." 덕분에 문중 부스엔 포복절도(抱腹絶倒)의 강물이 마구 흘렀다.
[빙그레 김호연 회장, 독립유공자 지원과 후원 지속 실천] -> 9월 26일자 일간스포츠에 오른 뉴스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 사위인 빙그레 김호연 회장이 평소 독립유공자 후원에 큰 관심을 갖고 지원을 지속해 왔다는 내용이었다.
김호연 회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주석으로 제국주의 일본에 맞서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백범 김구(1876-1949) 선생을 기리기 위하여, 1993년에 '김구재단www.kimkoo.org'을 설립하며 독립유공자 후원활동을 본격화 했다고 한다.
빙그레는 2020년까지 135명의 독립유공자 후손에게 투게더 판매 수익금 등에서 마련한 장학금을 지원한다는 뉴스가 이어져 흐뭇했다. 여전히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러운 정국이다. 좌와 우로 갈린 정치판은 애먼 국민들(지지자)까지 끌어들여 난타전을 벌이고 있다.
김구 선생/출처=위키백과 |
여전히 가난하기에, 그래서 툭하면 (홧)술이나 퍼마시는 못난 남편이 바로 필자다. 그럼에도 조강지처 아내는 여전히 불변하다. '사람 속이 참 넓은' 실로 고마운 아내가 아닐 수 없다.
이어지는 김구 선생의 "천국을 만드는 방법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사랑하면 된다."는 명언 역시 허투루 간과할 게 아니다. 뿌리공원 만성교를 배경으로 아내 사진을 찍어주면서 '당신이 있었음에 나 또한 비로소 천국을 만날 수 있었소. 감사합니다!'를 읊조렸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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