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를 겪어야 올해의 '후반전'을 정리한다는 느낌이 어떤 데자뷔로 우뚝한 때문이다. 올 추석엔 하지만 아이들이 집에 오지 않았다. 아니 사실은 손자와 손녀가 어린 까닭에 일부러 오지 말라고 했다.
그렇긴 하더라도 아들과 딸은 영원한 내 사랑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다. 건강이 그렇게나 안 좋음에도 불구하고 올 추석 역시 불변하게 선친의 차례상을 정성을 다해 차렸으니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보니 다시금 필자 자신은 '팔불출'이라는 생각이 든다.
마치 [당신에게 포기란 어울리지 않는다](출간 행복에너지)를 집필한 최성대 저자의 '가족사랑' 자랑처럼 그렇게(P.184~195). 여기서 저자는 치열하게 공부하여 자신이 목표로 한 홍익대 미대에 합격한 딸을 칭찬한다.
아들 역시 시험을 친 대학마다 합격했다는 전화에 눈물을 쏟는다. 집안일도 모자라 저자를 태우고 운전까지 해주는 아내에게도 감사를 잊지 않는다. 이러한 것들이 혹자에겐 지엽적일지 몰라도 필자는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딸에 이어, 올부터 서울대에서 공부하고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아들의 전언에 한참을 울었다. 해준 거라곤 가난밖에 없었거늘…….
저자는 자신의 사례가 현재의 힘겨운 삶 앞에서 괴로워하는 많은 독자들에게 작은 격려와 용기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취지에서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찢어지게 가난했기에 건빵을 사다가 물에 불려서 먹었던 '보릿고개'의 지난 시절부터 저자의 고생담은 이루 말할 수조차 없었다. 설상가상 군복무 중엔 왼쪽 눈까지 실명했다. 그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었다.
급기야 자살까지 시도하려 했지만 그보다 힘센 삶의 의지가 그를 되돌렸다. 이 부분에서 필자는 과거 생을 포기하고 대청호에 투신했던 아픈 기억이 물안개로 피어올랐다.
[보건복지부, 자살예방 유공 기관·개인에 표창] 9월 11일자 데일리투머로우에 올라온 뉴스다. = "보건복지부가 지난 10일 코엑스에서 자살예방 유공자와 단체, 실무자 등 3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자살예방의 날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서는 자살예방에 공헌한 지방자치단체, 언론사 등 32개 기관과 경찰관, 소방관 등 개인 38명이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부산 영도경찰서 동삼지구대에 근무하는 송광근 경위(54)는 수차례 자살시도자를 구조하였으며, 자살 위험이 높은 정신질환자 관리를 위해 보건소 등과 협력하는 등 자살 예방에 기여했다.
송광근 경위는 순찰팀장으로 근무하면서 2017년 이후 자살시도자 15명을 구조했으며, 자살 발생이 많은 지역 일대를 순찰하며 상가 업주를 대상으로 신고를 당부하는 등 자살예방 홍보 활동을 펼쳤다.
서울생명의전화에서 상담사로 활동하는 박인순(65)씨는 본인이 자살 유족으로서 겪은 아픔을 극복하고, 2011년부터 유가족 및 자살 위기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진행하여 자살예방에 기여했다. 박씨는 매년 400여 건의 전화 상담과 대면 상담을 통해 유가족에게 심리적 지지를 제공했으며, 매월 진행되는 유족 자조모임의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전라북도는 자살예방시행계획 추진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로, 한국GM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위기상담대응TF팀을 구성해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심층 상담 및 의료비를 지원했다. 또한 자살예방 전담 인력을 14개 시·군에 17명 배치해 자살 고위험군에 대한 집중 사례관리를 실시하고 있다.
강원도이통장연합회는 2016년부터 강원도, 강원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협력하여 강원도 내 이·통장을 생명사랑지킴이로 위촉하여 지역 내 자살 고위험군을 발굴하는 데 기여했다. 생명사랑지킴이로 위촉된 이·통장들의 사명감을 높이기 위하여 워크숍 등을 개최했으며, 도내 이·통장을 대상으로 자살예방 교육과 생명사랑 캠페인 등을 실시했다.(후략)"
저자는 자살 포기 이후 '가난도, 장애도, 그 어떤 시련도 나를 이길 수 없다!'고 작심하곤 은행에 입사하여 발군의 실력을 뽐낸다. 천사표 아내를 만난 것도 저자가 성실하고 치열하게 산 덕분의 하늘의 선물이었다.
이 책을 보면 은행에 관한 A~Z까지 자세하게 등장하기에 독자들의 재테크 노하우 축적에도 큰 도움이 된다. 저자가 24년간 은행에서 근무한 노하우를 십분 발휘하여 종잣돈 만들기, 투자 전략 등을 부록으로 제시하고 있는 때문이다.
날로 각박해져 가는 현실 속에서 생의 의지를 잃어버리는 사람들을 보곤 한다. 더 심각한 건 목숨마저 포기하는 경우다. 전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자살률이 현재 대한민국의 자화상이다.
한데 우리 삶에 있어 진정한 끝이란 '포기'하는 그 순간이다. 따라서 아무리 고난이 닥쳐도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어떻게든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 우리 삶의 모습일 터다.
이러한 시대 상황에서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정신, 늘 타오르는 열정을 몸소 보여주는 최성대 저자의 책『당신에게 포기란 어울리지 않는다』를 권한다. 고루한 아재개그겠지만 포기는 배추를 셀 때나 쓰자.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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