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 |
살기 어려울 때는 평소에는 드러나지 않던 자기중심적인 삶이 더 강하게 나타나는 모양입니다. 과도한 자기중심적인 삶은 쉽게 다른 사람을 공격하게 됩니다. 특히 가까운 사람부터 힘들게 합니다. 자기도 모르게 일방적인 강요를 하게 됩니다. 또한 지나치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자기도 모르게 다른 사람을 공격하게 됩니다. 누구나 일정 정도 자기중심적으로 살아가지만, 그것이 과도하게 되면 자기뿐만 아니라 곁에 있는 사람들까지 힘들게 합니다.
남성들은 스스로 여성보다 사회적 경험이 많다고 여겨 여성들을 가르치려고만 합니다. 여성들은 그렇게 가르치려고만 하는 남성에게서 과도한 '자기 중심성'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런 남성들에 대해 여성들은 자연스러운 소통관계를 맺는데 있어 어려움을 느낍니다.
나이 든 세대에 비해 젊은 세대 남성들은 보다 여성과 함께 삶을 살아가고 여성에게서 배우고자 합니다. 여성과 함께 어려움을 극복하려는 젊은 남성들은 나이 든 세대 남성이 가진 일방적인 관계방식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어떤 외부적인 힘과 강제를 통해 삶의 동력을 얻었던 시대가 있었고 그런 잣대를 지금도 적용하려는 사람을 젊은 세대들은 '꼰대'라고 부릅니다. 젊은 세대 남성들은 '꼰대'가 아닌 사랑하는 여성과 함께 살아가며 어려움을 넘어서고자 협동하는 삶의 방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좋은 방향이라 여깁니다.
한국 사회가 경제발전과 성장을 강조하던 시기에 남성들은 늘 잘 살기 위해 자기의 모든 힘을 다 쏟아내며 자신을 소진하는 방식으로 사는 게 익숙했던 지난 시대가 있었습니다. 미래가 불확실한 최근 시대를 살아갈 때는 한꺼번에 모든 힘을 다 쏟아붓지 않고 힘을 적정하게 분배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한가지 목표만을 향해 갈 때는 있는 힘을 다 쏟아부어 살았지만, 지금은 다양한 삶의 측면들을 고려해야 하는 시대입니다.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사회적인 성취와 성공을 모든 것을 판단하는 잣대로 보지 않는 듯합니다. 스스로 자신이 원하는 자기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 나가고 있습니다. 모두가 한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보다는 스스로 자기 길을 찾아가고자 합니다.
이런 시대에서는 한가지 목표만을 사람들에게 그리고 자기에게 강요해서 모든 힘을 다 쏟게 해서는 안 됩니다. 젊은 세대 남성들이 지난 세대들처럼 자기중심적으로 사회적인 자기 목표에만 집중하여 최선을 다해 살기보다는, 자신의 일상과 사랑하는 여성들에게도 관심을 갖고 협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발견합니다. 어쩌면 '꼰대'들이 보기에는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것이 새로운 세대들의 삶의 방식입니다. 대한성공회 유낙준 의장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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