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가장 부끄러운 동문 1위가 조국?” 8월 8일자 한국일보에 오른 뉴스다. 내용은 이렇다.
=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서울대 내부 커뮤니티에서 진행 중인 ‘부끄러운 동문’ 투표 1위에 올라 논란이 일고 있다. (중략) 서울대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의 ‘서울대광장’ 코너에 ‘2019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이라는 제목의 투표 글이 올라왔다.
해당 투표가 올라온 게시판은 서울대 재학생을 비롯해 대학원생, 로스쿨 재학생, 졸업생 등만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략)
상반기 부끄러운 동문상 후보에는 자유한국당의 나경원 원내대표와 강효상, 김진태 의원,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와 유승민, 하태경 의원, 심상정 정의당 의원, 더불어민주당의 이해찬 대표와 안민석 의원,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조국 전 수석,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이 올랐다. (중략)
논란이 지속되자 서울대생이라고 주장하는 한 누리꾼은 조 전 수석이 1위에 오르게 된 이유를 설명하고 나섰다.
이 누리꾼은 한 포털사이트에서 “이 게시 글은 조회 수가 8,000회에 이를 정도로 많은 동문들의 관심을 받은 글이고, 조국 전 민정수석이 압도적으로 1위에 올랐다”며 “동문들은 (조 전 수석이) SNS로 정치하는 것에 많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후략)” =
필자가 누누이 강조했듯 국회에서 아무리 송곳 질문의 인사청문회를 해봤자 대통령이 임명하면 그걸로 끝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법을 고쳐야 하는 이유다.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인사는 장관(급)으로 임명할 수 없게끔 법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회는 왜 이 법을 만들지 않는 것일까? 이로 말미암아 대통령은 그야말로 막무가내(莫無可奈) 인사를 강행하고 있거늘. ‘인사는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지만 잘못하면 망사(忘死)가 된다.
인사(人事)는 사람을 채용하고 배치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만사(萬事)는 만 가지의 일, 즉 ‘모든 일’을 뜻한다. 그러므로 ‘인사가 만사다’라고 하는 것은 좋은 인재를 잘 뽑아서 적재적소(適材適所)에 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모든 일을 잘 풀리게 하고, 순리대로 돌아가게 한다는 것을 드러내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최근 직장 내의 숙원(宿願)이었던 어떤 ‘갑질’을 해결했다. 그래서 어떤 직원은 필자를 일컬어 “홍다르크”라고 치켜세웠다. “역시 인재(人才)스럽다”는 과찬까지 들었다.
서울대는 삼성전자와 함께 세인들의 이목을 단번에 끌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뉴스의 소스(source) 진원지(震源地)다. 따라서 뉴스처럼 ‘서울대에서 가장 부끄러운 동문 1위’라는 것은 시쳇말로 대단히 ‘쪽 팔리는’ 격(格)에 다름 아니다.
더욱이 서울대 교수라고 한다면 누구보다 명예를 중시해야 옳다. 그래야 나중에라도 존경을 받을 수 있다. 필자의 평소 관념은 비록 돈은 없으되 명예와 자존심만큼은 만석꾼 이상의 부자(富者)로 살자는 것이다.
저잣거리의 무지렁이도 이럴진대 하물며 서울대의 그 교수는 그러지 않는 듯 싶어 대단히 유감이다. 물론 이 같은 불만의 이면에는 국회 인사청문회고 ‘나발이고’, 국회의 존재 가치를 능멸하며, 대통령의 특권이랄 수 있는 전횡(專橫) 인사의 패러다임이 반복되는 때문이다.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은 8월 9일자 [박정훈 칼럼]에 “전쟁은 입으로 하지 않는다”라는 글을 올렸다. = “정부 당국자들이 "일본도 아파할 게 많다"고 하길래 뭐라도 쥐고 있기를 간절히 기대했다. 그러나 '비장의 카드'는 없었다. 남북 경협으로 일본을 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말은 사람들을 절망시켰다.
적이 문밖에 와 있는데 몇 년, 몇 십 년 걸릴지 모를 북한 특수(特需) 얘기를 하고 있다. 세계 3위 경제 대국과의 협력은 단절하면서 세계 최빈국 북한이 대안이라고 한다. (중략)
외교 이슈를 경제로 보복한 아베 정권의 선전포고는 비열한 도발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아베의 책략에 말려 도발을 못 막은 것은 문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 때문이다. 큰 국익을 보며 전략적으로 대응했다면 일본이 도발하고 싶어도 명분이 없었을 것이다. 감정적 반일에 불타는 편협한 정권이 대한민국을 외통수로 몰아넣었다. (중략)
피할 수 없다면 싸워야 하고, 싸울 수밖에 없다면 이겨야 한다. (중략) 보고 싶은 것만 보는 것은 필패(必敗)로 가는 길이다. (중략) 이 정권은 '말(言)'로 일본과 싸우고 있다. (중략) '말의 싸움'에선 우리가 이기고 있다. 그러나 전쟁은 결코 입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
당연한 얘기겠지만 지는 싸움을 해선 안 된다. 지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덤빈다는 건 복싱에서 체중이 48kg 미만인 라이트플라이급이 91kg 이상인 슈퍼헤비급에 맞서는 모양새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능력 없는 사람에 대한 인사는 금의야행(錦衣夜行)으로 귀착될 뿐이다. 제아무리 멋지고 비싼 비단옷을 입고 밤길을 다녀봤자, 생색조차 나지 않는다는 것은 스스로 보아도 꽤나 겸연쩍다. 서울대 출신 중 ‘가장 부끄러운 동문 1위’가 장관이 된다는 건 금의야행의 극치이자 정점일 따름이다.
더욱이 때 아닌 ‘죽창가’로 국민을 선동하여 단숨에 반일(反日) 분위기로 몰아간 뒤 이를 자신의 치적인 양 자화자찬(自畵自讚) 경도(傾倒)의 마인드에 취해 있는 사람이라면 인사를 재고(再考)하는 게 순리다. 국민 절망 키우는 막무가내 인사는 이제라도 중단해야 한다.
홍경석 / 수필가 &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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