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이 개발한 원자 한 층 단결정 그래핀의 모습 |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다차원 탄소재료 연구단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성균관대, 홍콩과기대 등과의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순수하게 한 층으로 이뤄진 대면적 그래핀을 합성하는데 성공했다고 3일 밝혔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들이 벌집처럼 육각형으로 나열된 2차원 물질이다. 얇고 투명하지만 강철보다 강하고, 우수한 열·전기전도성을 지니는 등 탁월한 물성으로 주목받았다. 고성능 그래핀 합성에는 일반적으로 화학기상증착법(CVD)이 쓰인다. 구리와 같은 얇은 금속 호일(박막) 위에서 그래핀을 성장시키는 방식이다.
지금까지 CVD를 이용한 수많은 그래핀 합성 연구가 보고됐지만, 항상 부분적으로는 여러 층의 그래핀이 겹친 '적층 구역'이 존재했다. 전 면적에 걸쳐 순수하게 한 층으로 이뤄진 그래핀은 아직까지 개발된 적 없다.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은 층수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기 때문에 부분적인 적층 구역의 존재는 그래핀의 물성을 떨어뜨리는 결함이 된다.
우선 공동연구진은 그래핀 적층의 생성원인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시중에 판매되는 구리 호일이 다량의 탄소 불순물을 함유하고 있고, 이로 인해 부분적인 적층이 생성됨을 규명했다. 특히 탄소 불순물은 상용 구리 호일의 표면부터 300nm(나노미터·1nm는 10억 분의 1m) 깊이에 집중돼 있었다.
이에 착안해 연구진은 고온의 수소 열처리를 통해 탄소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 구리 호일을 적용해 완전한 원자 한 층의 대면적 그래핀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연구진은 더 성능이 우수한 한 층의 단결정 그래핀을 제조하기 위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단결정 그래핀은 소자 전체에 걸쳐 탄소(C)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그래핀으로, 방향이 다른 단결정 그래핀들이 모여 이뤄진 다결정 그래핀에 비해 전기적 특성이 우수하다. 탄소 불순물을 제거한 단결정 구리 호일 위에서 단결정 그래핀은 20~50㎛(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 분의 1m)의 간격을 두고 군데군데 접힌 형태로 성장한다. 접힌 부분 사이에 형성된 그래핀은 적층이 없는 것은 물론, 소재의 결합으로 작용하는 결정립계도 없는 완벽한 단결정을 이뤘다.
연구진은 한층 단결정 그래핀의 캐리어 이동도를 분석했다. 캐리어 이동도는 물질 내에서 전하 입자가 얼마나 잘 이동할 수 있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저항이 작아 더 적은 전력으로도 높은 성능을 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개발된 소재의 캐리어 이동도는 상온에서 1만㎠/Vs로 기존 화학기상증착법으로 합성된 일반적인 그래핀에 비해 약 4배 이상 우수한 성능을 보였다.
로드니 루오프 단장은 "한 층의 대면적 그래핀 합성 연구는 순수한 호기심에서 시작된 기초과학 연구지만, 향후 산업계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이라며 "현재는 국소적으로 존재하는 접힌 부분의 발생 원인을 규명, 이를 최소화한 더욱 완벽한 그래핀을 합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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