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연연구원 관계자는 3일 기자와 통화에서 "반도체 소재 가운데 포트레지스트의 경우 재고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우선적으로 국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포토레지스트를 국산화하려면 수년이 걸린다. 정부는 단기적 투자가 아닌 장기적으로 투자를 해 국산화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천홍 한국기계연구원장은 “일본 정부가 강제 징용 판결 보복 차원에서 우리의 아픈 곳을 찌른 격이지만, 이번이 우리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 돼야 한다”면서 “단시간에 일본의 기술 수준에 도달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정부의 장기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함께 지난달 발표한 '제조업 르네상스' 전략의 소재·부품·장비산업 육성책을 보다 구체화해 이 같은 투자 방향을 정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에 2020년부터 10년간 1조원을 투입하는 사업은 이미 예타를 통과했다"며 "일반 소재·부품·장비의 경우 2021년부터 6년간 5조원을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예타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중에서도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개발의 경우 산업부가 7년간 5200억원을, 과기부가 10년간 48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대책은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것이기도 하지만 국내 반도체 소재 국산화율이 50%에 그쳐 이를 끌어올리기 위함이기도 하다.
반도체 업계 등에 따르면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추정한 2017년 기준 반도체 소재의 국산화율은 50.3%인데, 올해도 그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상황에 일본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포토레지스트(감광액)와 고순도 불화수소(HF), 스마트폰·올레드TV용 폴리이미드 등 세 가지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겠다고 밝혀 세가지 품복의 국산화가 시급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세 품목 중 포트레지스트 국산화가 우선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재고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포토레지스트는 빛에 노출됨으로써 약품에 대한 내성이 변화하는 고분자 재료를 말한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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