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간 유발 제브라피시(NAFL)의 간(민트색)에 신약후보물질을 0.5μM, 1μM로 증가해 투여하자 정상 간(파랑색)으로 회복됐다. |
한국화학연구원은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바이오기반기술연구센터 배명애 박사팀이 세포 내 청소부 역할을 하는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방법으로 간섬유화(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간경변 전 단계)를 막는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간경변은 40대 남성에게서 많이 나타나는 간질환이다. 상당수가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데 다, 한 번 손상되면 회복되기 어려워 초기에 효과적인 치료가 중요하다.
하지만 간경변 경구용 합성의약품은 전무한 상황이다. 현재 시판되는 간경변 치료제는 지방간(간경변 전단계)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간세포의 활성을 도와주는 보조치료제 수준이기 때문이다. 최근 자가 줄기세포제를 이용한 의약품이 임상실험 단계에 있으나 고가여서 경제적 부담이 크다.
화학연 연구진이 개발한 후보물질은 오토파지를 활성화해, 간경변 유발인자(IL-1beta, IL-6, TNF-alpha, TGF-beta, alpha-SMA)의 발현을 억제하는 물질이다. 그 결과 간이 딱딱해지는 섬유화의 진행을 억제 시키는 기능을 수행한다.
오토파지는 세포가 스스로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소기관이나 구성요소 등을 분해해 에너지원으로 재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지방간 유발 제브라피시 치어에 신약후보물질을 투여하고 지방 특이적 형광 염색을 통해 분석했다. 그 결과 약물 농도(0.5μM→1μM) 증가에 따라 지방간 형성이 확연히 감소했다. 특히 신약후보물질 1μM를 투여했을 때에는 정상 제브라피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돌아왔다.
또한 간경변 유발 설치류 동물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간 섬유화가 현저히 감소됐다.
연구진은 앞으로 오토파지를 조절하는 후보물질의 작용기작을 규명하는데 힘을 쏟을 계획이다.
화학연 김창균 원장 직무대행은 "한국화학연구원 바이오기반기술연구센터의 제브라피시 모델과 글로벌 신약플랫폼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돼 한국이 신약개발 연구 선진화를 이뤄내는데 기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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