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대전을 상징하는 도시숲을 꾸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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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대전을 상징하는 도시숲을 꾸미자

김용각(대전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승인 2019-06-20 09:49
  • 신문게재 2019-06-21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김용각
김용각(대전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이른 아침, 차량 정체를 피해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여 여유로운 출근을 한다. 아침 햇살에 연초록의 나무 이파리들이 싱그러운 반짝임을 선물하고 도로 넘어 잔잔히 흐르는 갑천의 물소리가 마음속에 출렁인다. 자연이 살아있는 도시의 풍경이 주는 행복감이 공복 상태의 마음을 가득 채운다. 미세먼지로 덮여 있던 잿빛 하늘은 마치 가을의 청명한 하늘인 양 푸르다 못해 진하게 파랗다. 그 하늘 사이로 우뚝 솟은 몇 동의 고층 아파트는 여기가 도시임을 일깨워주며 강 건너 성냥갑처럼 세워진 아파트 단지의 무표정한 모습과는 다른 느낌으로 그 자태를 드러낸다. 숲이 있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것이다.

도시 숲은 온도를 낮춰주고 습도는 높여주며,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는 배출해서 대기를 정화하여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한, 소음을 차단하고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수질이나 토양환경을 보전한다고 하니 도시 숲의 역할은 도시인이 인간답게 사는 권리를 갖게 해 주는 것과도 같다고 생각한다.

대전의 도심을 상징하는 둔산지구의 녹지면적은 적지 않다. 시청 남쪽의 보라매공원으로부터 정부청사 옆 숲의 공원을 지나 갑천변의 한밭수목원까지의 수직축의 녹지와 서쪽 갈마공원부터 동쪽 샘머리 공원까지의 수평축의 녹지가 둔산의 허파역할을 담당하도록 계획되었다.

하지만 평면적 도시디자인으로 인해 직교하는 도로로 단절돼 시민이 적극적으로 이용하거나 쉴 수 있는 공원의 역할은 미미했다. 하지만 방치(?)된 이 녹지공간은 훌륭한 녹지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주변 건물과 연계하고, 보행자가 자유롭게 거닐게 하고, 공원과 공원을 연결하면서 좀 더 다양한 공간을 구성한다면 대전을 상징하는 도시 숲이 될 가능성을 매우 높게 가지고 있다.



공원은 조경만 하는 공간이 아니다. 시민이 자유롭게 접근하고, 머무르고, 즐기고, 쉴 수 있는 쉼터의 역할도 충족해야 하기에 스트리트퍼니처도 적절하게 배치해야 하고, 유니버설디자인도 적용해서 이용에 제한이 없어야 하고, 셉티드 설계를 통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그런 공원을 계획해야 한다. 또 최소한의 건축행위를 통해 보행로를 연결하고 쉼터를 만들어야 한다.

대전시는 민선 7기 공약 사업인 센트럴파크 조성사업을 위해 시민 아이디어를 공모한다고 한다. 시민이 꿈꾸는 센트럴파크의 모습이 다양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의 제안으로 모두가 공감하는 공원이 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이전에도 원도심 보행교 아이디어를 공모한 후, 실시설계에서는 전혀 다른 안으로 결정하고 진행했던 오류가 있었기에 이번에는 아이디어 공모부터 실시설계까지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행정이 필요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취합 발전시킬 수 있는 사업단의 구성도 고민해봄 직하다. 결국, 시민을 위한 시설과 공간을 성공적으로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함께 지향한다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그런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

김용각(대전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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