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
수국의 꽃말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색깔마다 다른 꽃말을 가지고 있다.
흰색의 수국은 '변덕', '변심'이고, 분홍색의 수국은 '소녀의 꿈', '처녀의 꿈'이다. 그런가 하면 파랑의 수국은 '냉정', '거만', '바람둥이' 그리고 보라색 수국은 '진심'이라고 한다.
한 꽃에서도 이렇듯 꽃말이 다르니 한 길의 사람 마음도 여러 마음이 있을 게다.
수국은 땅의 특성에 따라 다른 컬러의 꽃이 피기 때문에 그런 꽃말이 있는 것 같다. 산성흙에는 파란색이, 염기성 흙에는 보라색이, 중성에서는 흰색의 수국이 피니 신기하다.
꽃집에서는 일 년 내내 수국을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 수국은 여름에 피는 꽃이다.
나도 수국을 좋아하는데 보라색 수국이 좋다.
진심이라는 꽃말도 좋지만 거만한 파랑의 수국이 진심을 통해 보라색이 되었을까 싶을 만큼 보라의 수국을 보고 있노라면 한 낮의 더운 여름날 위안이 되어주는 꽃이다.
불교에선 백팔 배, 삼천 배 하는 정성스런 마음이 진심이 되어 피는 꽃이라 여겨져 절에서도 많이 피어있다.
어쩌면 진심은 보려고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을 수 있다.
관심을 가지면 보이기 마련이니까…. 그 관심이 잘못된 관심일 경우 그릇된 일을 불러올 수 있기에 신중해야 하고 행동해야 한다.
그럼에도 진심은 언젠가 통한다고 했던가?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이 진심일 텐데 진심의 세계는 먼 것처럼 느껴진다.
요즘 시대가 그런 걸까? 믿을 수가 없는 마음이 내게도 생기고 있으니 말이다. 참으로 슬프다. 그리고 어렵다.
진심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올바른 믿음이 요구된다.
나내 자신의 진심의 세계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신심을 올바르게 하고 굳건히 가져야 한다.
삶이 힘들다는 것은 원치 않은 마음이 생겼을 때 두려움에서 나온다. 어쩌면 세상 속의 삶은 두려움을 반복해서 받아들여야 하는 숙명의 연속성에 있을 것이다. 시간은 연속되지만 같은 시간은 오지 않는다.
살다 보면 때로는 스스로 어둠의 길을 선택해야 할 때가 있다. 세상의 빛이 싫어서가 아니라 어둠 속에 더 고귀한 깊은 깨달음이 있기에 한 번씩 불편한 현실과 직면하더라도 귀하게 생각하고 긍정의 힘으로 이겨내야 한다고 스스로에 주문하게 된다.
간밤에 잠자리가 편안하지 않아 일찍 눈을 떴다.
요즘 잠자리만큼 편안하지 못한 일에 많은 대가를 지불하고 살지만, 이것 또한 가치 있는 일이라 생각하며 지낸다.
6월의 꽃 보라의 수국이 내게 말을 건낸다.
나를 미워하는 사람이 나와 똑같이 수국을 좋아할 수 있기에 조금 더 기다리는 마음을 가지고 행동하자고 말이다. 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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