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우 대전미술협회장·배재대 교수 |
이렇게 물으면 나는 인생수업을 받았다고 피식~ 하고 웃곤 한다.
내가 한 번씩 읽는 <인생수업>이란 책에서 보면 배움을 얻는다는 것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기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을 의미한다고 했다.
아무도 당신이 배워야 할 것이 무엇인지 알려줄 수 있는 사람은 없고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당신만의 여행이라면서 말이다.
그렇다면 나는 죽을 때까지 인생수업 중인 것이다.
신발 뒷굽이 닳아 있는 걸 보면 나는 열심히 살았을까?
하늘은 나를 구름처럼 살라 하고 강물은 나를 물 흐르듯 살라고 하지만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처럼 상처가 따르더라도 옳은 행동이기 때문에 거슬러도 올라가야 하고 그럼에도 행동으로 이어질 때 참 지식인이라 믿는 데는 변함이 없다.
그러다 보니 신발 뒷굽이 닳도록 다니면서 나름은 자족(自足)했을까?
년(年) 초부터 마음이 많이 힘들었다.
그래도 내게 주어진 책임감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또다시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편하게 살면 되는데 거꾸로 강을 거슬러 가다 보면 의도하지 않아도 물 흐르듯 봐 넘겨줄 때보다 상처가 생긴다.
오롯이 내가 겪고 내가 힘들어야 하는 상처임에도 묵묵히 실행한다.
사심이 없고 진실은 시간이 흐른 뒤 알게 된다는 믿음이 나를 이끈다.
세상은, 진실인데 진실로 보지 않으려 하고 거짓이 판명 놨음에도 거짓으로 보지 않으려는, 아니 때로는 진실을 알면서도 그냥 묵인하거나 잘못된 시선으로 보려는, 그것이 옳지 않음을 알아도 내게 피해가 가지 않으면 옳지 않은 것도 옳은 것이 되는 세상이다.
일선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수는 거꾸로 강을 거슬러 가는 연어들처럼 몸에 상처를 입을지라도 이끌고 가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변해버린 사람을 원망하지 말고, 다가오는 사람에게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봄날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또 추운 겨울이 오듯이
계절과 인연은 지나가는 것처럼 그 무엇도 한탄하지 말자면서 말이다.
작은 나뭇가지에도 큰 새가 둥지를 틀면, 어색해하고 세상의 언저리에 마음을 놓고 살기가 힘들지만 작은 둥지라도
세월의 유연함이 있다면 때를 기다리고 한 번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봄이 왔어도 봄을 타지 않으면 봄은 없다.
봄은 내 가슴을 타고 왔다.
3월의 싱그러움과 활력이 신입생을 맞은 대학교 캔버스에 함께해서 후레지아꽃 향기처럼 멀리멀리 퍼져나가길 바란다.
신발 굽이 닳아있는 걸 보면서 미소 지으며
나는 앞으로 계속 인생수업 중일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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