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새 해, 새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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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 새 해, 새 마음

김용각 대전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승인 2019-01-03 14:24
  • 신문게재 2019-01-04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김용각
김용각 대전건축사회장
기해년의 새 아침을 맞이했다. 천간의 '기'는 토에 해당하고 노란색 또는 황금색을 뜻한다고 하여 황금돼지띠의 해라고 해석한다.

새해에 품게 되는 희망을 상징하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초 지자체는 물론 여러 단체에서 사자성어로 그 시대를 표현하곤 한다.

올해 교수신문에서는 전국 대학교수 8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후 '임중도원(任重道遠)'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라는 뜻으로 정부가 개혁과제를 중단 없이 추진해 달라는 당부를 담았다고 한다. 중소기업중앙회에서는 올해의 사자성어로 '중석몰촉(中石沒鏃)'과 '백척간두(百尺竿頭)'를 선정했다. 중석몰촉은 사기에 나오는 말로서 '돌에 깊이 박힌 화살촉'이라는 뜻으로 정신을 집중하면 때로는 믿을 수 없을 만한 큰 힘이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불확실한 국내 경제 상황을 예상하면서 강한 의지로 극복하자는 각오로 보인다. 백척간두는 '백 자나 되는 높은 장대 위에 올라섰다'라는 말로 극도의 위태로움에 처해 있음을 표현한 것으로 요즘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근로시간 단축이나 최저임금 인상, 청년실업 등과 같은 어려운 현안들과 내수 침체, 북핵 문제, 미중 무역전쟁 등 기타 대내·외적인 급박함을 반영해서 선정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자신이 속한, 또는 하고 있는 일에 따라 바라는 것이 다르겠지만, 새해를 맞이하면서 모든 사람은 새로운 각오로 새롭게 시작하겠다는 의지에 자신의 희망을 담고자 한다. 단지 어제와 오늘로 구분되는 연속된 날임에도 새로운 해로 규정하여 고단한 삶을 새롭게 조명하고 싶어 하는 간절한 바람이기도 하다.



지난 한 해 동안 건축계는 한마디로 다사다난했다. 유난히 사고가 많았다. 화재와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났고, 안타까운 인명사고도 발생하였다. 건축전문가로서 관계자들 역시 자유롭지 못했고, 책임을 물어야 했다. 건축주와 시행자의 부당한 요구를 뿌리치고 설계도서를 작성하는 노력도, 잘 작성된 설계도서대로 시공하지 않고 부실시공을 시도하는 시공사와의 셀 수 없는 아귀다툼도 결국 사고 후에 다가오는 책임 뒤로 사라져 버린 채 문제의 중심에 서게 되는 억울함은 이 시대에 건축사로서의 삶이 녹록치 않음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필자는 동료 건축사들과 '초심불망 마부작침(初心不忘 磨斧作針)'이라는 말을 함께 새기고 싶다. 당나라 시인 이백이 공부를 마치고 산을 내려가다가 어느 노파가 도끼를 숫돌에 갈고 있는 것을 보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 물으니,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들려고 한다는 노인의 대답에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되물었고 그 노인은 중간에 그만두지 않으면 가능하다고 답하자 이백은 자신의 공부가 부족함을 깨달아 다시 산에 올라가 공부를 계속하여 위대한 시인이 되었다는 유명한 사자성어이다.

현실적인 상황과 처우가 만족스럽지 못하고 사회적인 책임만 가중되는 시기이지만 더 열심히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면서 함께 격려하고 함께 헤쳐나가고자 의기투합하면 제대로 된 세상을 맞이할 것이라는 희망을 이루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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