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공정한 사회는 함께 해야 합니다

김용각(대전시 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얼마 전, 정부가 최저임금을 발표했다. 2018년 최저임금은 7530원으로 전년보다 16.4% 큰 폭의 인상이 있었는데 2019년 최저임금도 10.9% 인상되어 8350원으로 확정한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즉각 성명을 통해 수용 불복을 선언했고 외식업, 중소기업, 택시운송과 연합하여 소상공인 생존권 운동연대 출범식까지 열었다. 이유는 소상공인의 입장 반영이 안됐다는 것이다. 높은 임대료와 각종 수수료, 과다한 가맹점의 출혈 경쟁의 경제적 부담에 인건비 상승까지 떠안게 된 것이다.

결국,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은 설문조사에서 74.7%의 응답자가 내년도 최저임금을 감당하기 어렵고 경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가장 먼저 직원축소(53.1%)와 사업 포기(11.5%)를 제시했다고 한다. 건전한 수익이 보장되는 사회적 구조가 형성되어야만 하는 긴박한 상황인 것이다.

이들보다 소수인 전문직 사업자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990년대 말부터 공정거래라는 명목으로 저급한 가격경쟁으로 건축시장은 덤핑이 만연하게 되었고 담합의 폐해라고 생각되는 '높은 가격, 낮은 품질'이 현실적인 법과 규제의 강화로 인해 '낮은 가격, 높은 품질'이 되어버려 경제적 부담과 과도한 업무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건축사의 경우 이미 직원이 없는 1인 사업장이 늘어나는 추세이고 직원을 고용하고 있는 사무소도 최저임금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공정한 거래를 위한 적정이윤이 보장되는 제도적 장치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매년 교육청에서 발주하는 몇십 건의 소규모 설계용역 입찰은 390명의 회원사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낙찰을 받고 있는 악습과도 같다. 설계용역은 기획, 기본, 실시의 절차를 걸쳐 완성되는 용역인데, 대전교육청은 신축 및 증축 외의 수선, 대수선, 리모델링 등의 용역 입찰 시 기획, 기본설계에 대한 용역비는 삭제하고 실시설계비만 적용하여 입찰을 올리는 것이다. 이미 수차례 시정 요구를 했지만 전국 교육청이 대동소이하다며 연신 발뺌 중이다.

게다가 수선용역은 계획이 필요없는 용역이라는 억지 논리까지 장착하여 자신들을 합리화하고 있다. 실시설계는 이미 기획된 계획안에 대해 기본설계가 이루어진 상태여만 가능한 용역이다. 입찰전 설계비 산출근거를 요청해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을 운운하며 공개하지 않는다. 이미 다른 공공기관은 용역 입찰 시 설계비 산출근거를 함께 공고하는 있는데도 말이다.

공정한 거래는 국민끼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국가가 앞장서서 모범을 보이고 점진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공정위 퇴직자의 대기업 전용 보직이 문제되고 있는 요즘 좀 더 시각을 넓혀 개선해야 할 정부 부처를 살펴봤으면 한다. 올바른 제도와 방침을 수립하고 정부와 국민이 함께 지켜나가야 올바른 나라, 살기 좋은 나라, 함께 사는 나라가 되는 것이다. 웃으면서 사는 오늘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