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재능기부가 더 필요한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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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재능기부가 더 필요한 시대

노황우 한밭대 교수·대전디자인발전교수협회 회장

  • 승인 2018-08-09 10:22
  • 신문게재 2018-08-10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노황우
노황우 교수
'재능기부'라는 단어가 이제는 익숙하지만 널리 알려진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재능기부라는 명칭은 없었지만, 현재와 비슷한 형태의 재능기부는 아주 오래전부터 다양하게 행해져 왔다. 우리나라는 최근에 변호사, 의사뿐만 아니라 예술가, 과학자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 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하였다.

재능기부는 일반적인 기부와는 차이점이 있다. 기부는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돈이나 물건 따위의 물질을 대가 없이 내놓는 것을 의미지만 재능기부는 자신의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는 것으로 단체·기업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사회에 이바지하는 새로운 형태의 정신적 기부를 일컫는다.

유사한 말로는 '프로보노(pro bono)'라는 말이 있는데 '공공의 이익을 위한 무료봉사'라는 뜻으로, 라틴 문구인 '공익을 위하여(pro bono publico)'의 약어로 변호사가 소외계층에 대한 무료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행위를 말한다. 사례로는 미국변호사협회가 1993년 방침을 정해 연간 50시간 이상 사회공헌활동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능기부와 봉사의 다른 점은 봉사는 열정만 있으면 자신의 재능 유무와 무관하게 남을 도울 수 있지만, 재능기부는 각자의 전문성과 지식을 바탕으로 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그러나 대부분 자기 스스로 자발적으로 국가와 사회, 남을 위하여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과 아무런 대가성 없다는 것은 같다.



대전에서 학생들과 디자인 재능기부를 시작한 지 4년이 흘렀다. 디자인 재능기부는 학생들에게 자신이 배우는 학문인 디자인을 직접 체험하게 하고 이 과정에서 디자인의 가치를 알게 하므로 진로를 포기하지 않고 미래의 디자이너로 성장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작하였다.

2015년 11월, 대전 서구 오류동 시장에서 한 벽화 디자인을 시작으로 2016년부터는 대전시와 연계한 홍보 매체지원사업에 참여기업과 단체의 광고디자인을 기부해오고 있다. 일반 수업과는 참여하는 학생들의 태도나 적극성이 다르다. 실제 클라이언트와의 만남을 통해 삶을 먼저 배울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디자인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재능을 기부하므로 스스로 자부심이 생긴다.

사회공헌활동은 전문지식을 배우는 대학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며 무조건 한 번 정도는 이행해야 하는 책임이라고 본다. 더욱이 대학생들의 예비 전문가로서 참여하면서 느끼는 보람과 성취감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이며 올바른 전문가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도 전문적인 지식과 결과물의 품질을 떠나서 마음으로 느껴지는 고마움과 희망에 더 기뻐하고 격려하였다.

자신이 가진 재능으로 남을 돕는다는 것이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재능기부는 고령화, 소득 양극화 등 사회적 약자가 증가하고 각박해 지고 있는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재능기부활동이 다양한 분야에 퍼지고 활발하게 전개될수록 정신적으로 살맛이 나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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